金 “누가 감히 수정” 주장에도 정부와 수차례 협의 드러나
과거 정부와 보수야권을 싸잡아 “친일파”라고 맹비난해 논란이 된 가운데 김원웅 광복회장(사진)의 15일 광복절 경축식 기념사가 경축식 이틀 전 정부 부처들과 조율 과정을 거친 것으로 알려졌다. 고규창 행정안전부 차관과 이남우 국가보훈처 차장이 광복회관까지 급히 찾아가 김 회장을 만났다는 것.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경축식 전날 리허설 때 김 회장의 기념사를 지켜본 것으로 전해졌다.
김 회장은 17일 YTN 라디오에서 “광복회장의 기념사를 누가 감히 수정하느냐”며 “대단히 군사 독재시대의 발상이다. 광복회장의 원고를 청와대에 (보고를) 하는 건 안 된다. 그래서 그걸 관철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김 회장 주장과 달리 정부 관계자들은 이 기념사가 행사 이틀 전인 13일 진행된 기념사 사전녹화 당일 정부와 협의를 통해 수차례 수정됐다고 전했다. 특히 이날 광복회와 정부 고위 관계자들이 긴급하게 기념사 내용을 조율하느라 녹화가 3시간 이상 지연된 것으로도 드러났다.
김 회장은 YTN 라디오에서 “우리나라 친일세력을 보면 과거의 조국이 일본, 현재는 미국이냐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이건 진짜 보수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보수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대한민국의 법통이 임시정부에 있지 않고 조선총독부나 미군에 있다고 생각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강승현 기자 byhu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