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돌리자 라이스 전 미국 국무장관이 17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이 안정을 찾고 대테러 작전에서 미국의 진전을 공고히하기 위해선 미국은 20년이 아닌 “보다 많은 시간”을 필요로 했다며 미군 철수 결정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국가안보보좌관과 국무장관을 지낸 콘돌리자 라이스 스탠퍼드대학 부설 후버연구소 소장은 이날 워싱턴포스트(WP) 기고문에서 “우리(미국)는 이 같은 점을 과거에 이해한 적이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엄밀히 말해, 우리의 최장기 전쟁은 아프가니스탄이 아니라 한국이다”며 “그 전쟁은 승리로 끝난 것이 아니라 교착 상태, 즉 휴전으로 끝났다. (더욱이) 한국은 (과거) 수십년 동안 민주화를 이룩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를 통해) 우리가 이룩한 것들은 있다”며 “한반도에서의 안정적 균형, 귀중한 동맹 한국 그리고 인도태평양에서의 강력한 존재”라고 덧붙였다.
라이스 전 장관은 “아프가니스탄은 한국이 아니다”라면서도 “우리는 훨씬 적은 노력으로 합리적인 결과를 얻었을지도 모른다.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전투 부대가 필요하다는 것은 아니다. 단지 훈련, 공중 지원, 정보 제공만 해도 됐다”고 썼다.
라이스 전 장관은 “시간이 좀더 있었더라면 파키스탄을 포함, 중동에서 가장 위험한 국가인 이란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위험한 지역 한복판에 있는 (미군과 아프간 정부가 함께 사용했던) 바그람 공군기지를 지킬 수 있었을 것”이라며 “더 많은 시간이 우리의 전략적 이익에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탈레반은 2001년 9·11테러 직후 오사마 빈 라덴을 넘기라는 미국의 요구를 거부했다가 미군의 침공을 받고 정권을 내줬다. 이후 정부군 등과 20년 간 전쟁을 벌이며 세력을 회복했고, 지난 5월 미군 철수가 본격화되자 총공세를 펼쳐 권력을 되찾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