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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봐라, 아프간서 미군 철수 결정은 성급했다”

입력 | 2021-08-18 13:59:00


콘돌리자 라이스 전 미국 국무장관이 17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이 안정을 찾고 대테러 작전에서 미국의 진전을 공고히하기 위해선 미국은 20년이 아닌 “보다 많은 시간”을 필요로 했다며 미군 철수 결정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국가안보보좌관과 국무장관을 지낸 콘돌리자 라이스 스탠퍼드대학 부설 후버연구소 소장은 이날 워싱턴포스트(WP) 기고문에서 “우리(미국)는 이 같은 점을 과거에 이해한 적이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엄밀히 말해, 우리의 최장기 전쟁은 아프가니스탄이 아니라 한국이다”며 “그 전쟁은 승리로 끝난 것이 아니라 교착 상태, 즉 휴전으로 끝났다. (더욱이) 한국은 (과거) 수십년 동안 민주화를 이룩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라이스 전 장관은 이어 “70년이 지난 지금, 수준높은 한국군만으로는 북한을 저지하지 못한다는 인정 하에서 2만8000여명의 미군이 거기에 존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를 통해) 우리가 이룩한 것들은 있다”며 “한반도에서의 안정적 균형, 귀중한 동맹 한국 그리고 인도태평양에서의 강력한 존재”라고 덧붙였다.

라이스 전 장관은 “아프가니스탄은 한국이 아니다”라면서도 “우리는 훨씬 적은 노력으로 합리적인 결과를 얻었을지도 모른다.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전투 부대가 필요하다는 것은 아니다. 단지 훈련, 공중 지원, 정보 제공만 해도 됐다”고 썼다.

라이스 전 장관은 “시간이 좀더 있었더라면 파키스탄을 포함, 중동에서 가장 위험한 국가인 이란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위험한 지역 한복판에 있는 (미군과 아프간 정부가 함께 사용했던) 바그람 공군기지를 지킬 수 있었을 것”이라며 “더 많은 시간이 우리의 전략적 이익에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탈레반은 2001년 9·11테러 직후 오사마 빈 라덴을 넘기라는 미국의 요구를 거부했다가 미군의 침공을 받고 정권을 내줬다. 이후 정부군 등과 20년 간 전쟁을 벌이며 세력을 회복했고, 지난 5월 미군 철수가 본격화되자 총공세를 펼쳐 권력을 되찾았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