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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 위험, 모든 꿈이 사라졌다”…아프가니스탄 여자축구 전 주장의 호소

입력 | 2021-08-18 15:58:00


“잘 수도 없고, 계속 울고 있다.”

칼리다 포팔(34) 전 아프가니스탄 여자 축구대표팀 주장이 이슬람 무장세력 탈레반이 자국을 장악하면서 선수들이 위험에 처했다고 호소했다.

포팔은 18일(한국시간)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선수들에게 메시지를 받고 있다. 그들은 울고 있다. 여자 축구선수들은 ‘우린 버려졌고, 집에 틀어박혀 밖에 나갈 수 없다’고 이야기한다. 잠을 못 자고 있으며 울면서 무력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포팔은 2007년 아프가니스탄에 처음 구성된 여자 축구대표팀의 주축 선수였고, 팀의 주장도 맡았다.

하지만 그는 반(反)여성주의 집단 등의 타깃(표적)이 됐고 각종 위협 속에 결국 2011년 조국을 떠나 망명 신청을 했다. 포팔은 2016년부터 덴마크에서 거주하고 있다.

BBC에 따르면 탈레반은 앞서 1996년부터 2001년까지 모든 소녀들이 교육을 받지 못하게 했다. 탈레반 체제에서 여성은 남성 보호자의 동행 없이 외출도 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탈레반이 다시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하자 여자 축구 선수들, 나아가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이 두려움에 떨고 있는 것이다.

포팔은 “지난 20년간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은 권리와 자유를 얻기 위해 노력했다”며 “하지만 지금 우리는 ‘더 이상 아프가니스탄에 국익이 없다’는 이야기만 듣고 있다. 아무도 위험에 처한 여성 운동가와 운동선수들, 언론 등을 보호하려고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고 있다. 어떤 보호도 받지 못하면서 쇼가 끝난 느낌”이라고 호소했다.

포팔에 따르면 전·현직 여자 축구 선수들이 신변 보호를 위해 대표팀 트위터 계정을 닫았고, 선수들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 계정을 없애고 있다.

포팔은 “여성의 인권을 위해 앞장섰던 선수들이 지금은 목숨의 위험을 느끼고 있다”면서 “이는 너무나 고통스럽다”고 했다.

그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등 스포츠 단체에 도움을 구하고 있다. 포팔은 “신분이 노출된 여성을 보호하고, 선수들의 안전을 위해 도와달라”고 거듭 강조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