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탈레반 “부르카 미착용 여성 총살” 여성 인권 존중한다더니…

입력 | 2021-08-18 18:47:00


탈레반 전사들이 2021년 8월 18일 수요일 아프가니스탄 카불의 와지르 아크바르 칸 인근에서 순찰하고 있다.(AP Photo)

아프가니스탄을 재장악한 탈레반이 여성 인권을 존중하겠다고 선언한 당일 한 여성이 전신을 가리는 ‘부르카’를 입지 않았다는 이유로 탈레반 대원의 총에 맞아 숨졌다는 보도가 나왔다.

18일(현지시간) 폭스뉴스는 아프간 타크하르주 주도 탈로칸에서 전날 한 여성이 피투성이가 된 채 사망했다며 사진 한 장을 보도했다. 남색 원피스를 입은 여성이 피범벅이 된 바닥에 쓰러져 있고, 숨진 여성 주변에 사람들이 웅크리고 앉아 어쩔 줄 몰라 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이다.

보도에 따르면 여성을 둘러싼 사람들은 그녀의 부모와 주변 사람들이다. 폭스뉴스는 숨진 여성이 ‘부르카’ 없이 외출했다가 탈레반 대원의 총에 맞아 숨졌다고 전했다.

부르카는 이슬람 여성들의 전통 복식 가운데 하나로, 머리에서 발목까지 덮어쓰는 통옷 형태로 이뤄져 있다.


폭스뉴스 갈무리


부르카. 게티이미지

여성이 사망한 17일은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이 첫 기자회견을 열고 이슬람의 틀 안에서 여성의 인권을 존중하겠다고 밝힌 날이다.

탈레반 정치국의 대변인 수하일 샤힌도 15일 오후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여성이 학교에 다니는 것을 보장한다”면서 여성의 권리를 존중한다고 말했었다.

탈레반이 “히잡을 쓴다면 여성은 학업과 일자리에 접근할 수 있고 혼자서 집밖에 나서는 것도 허용될 것”이라고 밝혔지만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아프간 수도 카불에서는 최근 부르카 가격이 10배 가량 급등했다는 외신 보도도 나왔다.


탈레반은 1996∼2001년 집권했을 때 여성들의 교육과 일할 기회를 박탈했었다. 또 외출을 할 땐 부르카 착용을 의무화했었다.

탈레반 대원들은 여성이 사망한 날 카불 전역에 검문소를 설치하고 아프간에서 탈출하려는 민간인들을 구타했다고 폭스뉴스는 전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