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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 음식 먹고 배탈” 전북 지역 배달 음식점 소비자 불만 급증

입력 | 2021-08-19 03:00:00

여성소비자연합 전주-전북지회 지적
2018∼2019년 13건이던 피해사례… 지난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34건’
이물질 혼입 등 위생문제 지적 23%… 행정기관 점검-업주 교육 강화 필요




전북 전주에 사는 A 씨(30)는 최근 배달 음식을 먹은 뒤 복통 때문에 병원을 찾았다. 밑반찬인 양념게장이 문제였다. 게장을 먹던 중 이상한 냄새가 나 더는 먹지 않았는데 복통이 심해 결국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 했다. A 씨는 배달 업체에 이 같은 사실을 알리고 음식 값 환불과 치료비 지급을 요구했다. 하지만 업체 측은 음식이 상한 것인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며 버텼다. A 씨는 소비자정보센터의 도움을 받고서야 음식 값과 병원비를 받을 수 있었다.

전주에 사는 B 씨(32)도 얼마 전 배달 음식을 시켰다가 황당한 일을 겪었다. 한 시간이 넘도록 음식이 오지 않아 업체에 확인하니 배달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B 씨는 음식이 배달되지 않았다는 것을 수차례 이야기했지만 업체 측은 같은 말만 되풀이했다. B 씨는 결국 소비자정보센터를 통해 음식 값을 돌려받을 수 있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집에서 음식을 시켜 먹는 소비자가 크게 늘면서 피해가 끊이지 않고 있다.

18일 한국여성소비자연합 전주·전북지회 소비자정보센터에 따르면 2018년부터 지난달 말까지 전북에서는 47건의 배달음식 서비스 관련 피해가 접수됐다. 2018년과 2019년 13건에 그쳤던 소비자 피해는 2020년 1월부터 지난달 말까지 34건이나 발생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배달음식 서비스 이용이 늘면서 피해가 급증한 것이다.

배달음식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 불만을 조사한 결과 음식의 위생상태 불량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이물질 혼합이 8건으로 가장 많았고, 품질 및 변질 7건, 알레르기·배탈 등 부작용 6건, 음식 미배송 및 배달 지연 5건 등의 순이었다.

소비자정보센터는 배달음식 서비스 소비자 피해 예방을 위해 지난달 서비스 이용 경험이 있는 60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절반 이상은 음식을 조리하기가 귀찮거나(27.4%) 코로나19로 외출이 여의치 않아(24.8%) 배달 서비스를 이용했다.

소비자들은 이물질이 들어 있거나 변질되는 등 위생문제(23.0%)로 가장 큰 불편을 겪었다고 호소했다. 이 같은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위생문제 개선(32.5%)을 우선으로 꼽았으며 일회용품 용기 사용 줄이기(30.7%) 필요성도 지적했다. 매장 이용 때보다 배달음식 이용 때 음식값이 비싸다는 점과 비싼 배달 요금의 개선 필요성도 제기했다.

김보금 소비자정보센터 소장은 “지난해 전국적으로 배달음식 서비스 이용액이 17조3828억 원으로 전년보다 78.6% 늘면서 피해도 증가했다”며 “행정기관의 배달 음식점에 대한 지속적인 점검과 업주들의 위생 의식을 높이는 교육이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