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어제 SNS에 “북한은 모든 무기 체제가 낡았다”며 “남침할 능력은커녕 자신들의 생존과 체제 유지가 더 절박한 실정”이라고 밝혔다. 한 미국의 칼럼니스트가 미국의 지원이 없으면 한국도 아프가니스탄처럼 붕괴할 것이라고 주장한 것에 대해 한국이 북한보다 군사적 우위에 있다며 이렇게 반박한 것이다.
송 대표가 ‘북한은 남침 능력이 없다’고 주장한 것은 기본적인 사실 관계 왜곡에 가깝다. 그는 북한군의 무기가 모두 낡았고, 경제 제재로 군사용 연료도 부족하다는 근거를 댔다. 하지만 북한의 가장 큰 위협인 핵무기는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북한은 이미 20∼60개의 핵무기를 갖고 있다. 한 개만 서울에 떨어져도 되돌릴 수 없는 재앙을 맞는다. 북한은 남한을 넘어 이미 미국 본토에 대한 핵 공격 능력까지 갖췄다는 게 미국의 평가다. 미국이 북한과 대화에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런데도 지금의 북한이 남한을 공격할 능력이 없다고 봐야 하나.
북한의 핵 위협이 커진 상황에서 주한미군 규모를 유지하고, 한미 연합훈련을 실시하는 것은 우리 안보를 지키기 위해 꼭 필요한 일이다. 하지만 송 대표는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이던 지난해 7월 “주한미군은 한미(韓美) 동맹 군사력의 오버캐파(overcapacity·과잉)가 아닌가 한다”고 밝혔다. 주한미군 감축 필요성을 내비친 셈이다. 한반도 군사력에 있어 주한미군은 과잉이고, 북한군은 과소하다는 게 송 대표의 평소 생각인가. 송 대표는 작년 12월에는 “미국이 핵 선제공격 군사연습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북이 핵을 개발하지 않으려고 할 수 있겠나”고도 말했다. 자위적인 수단으로 핵을 보유할 수밖에 없다는 북한의 주장을 두둔하는 듯한 태도까지 보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