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 일하며 뉴욕 고급아파트 거주 언론 인터뷰 요청에는 응하지 않아 가니 대통령 행선지 여전히 불분명 前대변인 “회의 핑계대고 도망갔다”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이 수도 카불로 쳐들어온 15일 당일 돈다발을 챙겨 해외로 도피한 아슈라프 가니 아프가니스탄 대통령(72)의 딸 마리암(43·사진)이 미국 뉴욕 브루클린 클린턴힐의 고급 아파트에서 여유로운 생활을 하고 있다고 뉴욕포스트가 17일 보도했다. 아프간 여성들이 탈레반의 공포에 떨고 있지만 마리암은 ‘보헤미안’(자유분방한 예술가)의 삶을 즐기고 있다는 것이다.
뉴욕포스트는 이날 마리암의 집을 찾아 부친의 행방, 아프간 상황 등에 대해 질문했다. 하지만 그는 취재를 거부하고 곧바로 문을 닫았다.
마리암은 16일 인스타그램에 “남겨진 가족, 친구, 동료를 생각하면 슬프고 두렵고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그들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열심히 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 정부에 서한을 보내거나 난민 단체에 기부하는 방법도 소개했다. 다만 아버지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그는 2015년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서 부친을 ‘대단하다(remarkable)’고 했다.
가니 대통령의 전직 대변인은 17일 영국 아이뉴스에 “가니가 도피 전 국방부에서 회의를 하고 돌아오겠다고 했으나 헬리콥터를 타고 떠나 버렸다”며 가니 대통령을 ‘겁쟁이’라고 비난했다. 가니가 머물고 있는 곳도 아직까지 불분명하다. 알자지라 등은 그가 우즈베키스탄 수도 타슈켄트에 있다고 보도했지만 우즈베크 정부는 “우리 영토에 머물고 있다는 정보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러시아 스푸트니크통신은 그가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 있다고 전했다. 18일 타지키스탄 주재 아프간대사관은 관내에 걸려 있던 가니의 사진을 암룰라 살레 부통령 사진으로 대체했다. 살레 부통령은 해외 도피한 가니가 아닌 자신이 대통령이며 탈레반과 계속 싸우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