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4차 유행]보건의료노조 “내달 2일 총파업”… 8만여명 조합원 60%가 간호사 “20년 전과 처우 달라진 것 없어”… 하루 확진자 최다 2222명 넘을듯 접종률 낮은 20~50대 위중증 환자, 최근 61%… 한달새 5.7%P 늘어 정부, 내일 거리두기 연장여부 발표
방호복 입은 채 “인력 확충을”… 집단행동 예고하는 간호사들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 조합원들이 18일 서울 영등포구 보건의료노조 사무실 앞에서 다음 달 2일 총파업 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히고 있다. 이들은 감염병 전문병원 설립과 보건의료 인력 확충 등을 요구하고 있다. 뉴스1
“제가 (몸무게가) 45kg 정도 나가는데 혼자서 100kg 반신불수 환자의 기저귀를 갈다가 (다쳐서) 오른쪽 어깨가 올라가질 않는다. 혼자 옷도 갈아입지 못한다.”
“(일할 때) 땀을 너무 많이 흘려 신발에 땀이 찰랑거릴 정도다. 9년 차인데 신입 때보다 더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를 돌보는 간호사들이 힘겹게 털어놓은 말이다. 1년 7개월간 의료현장에서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인 간호사와 요양보호사 등이 더 이상 버틸 수 없다며 총파업을 예고했다. 만약 파업이 현실화하면 4차 유행으로 확진자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의료 시스템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 “메르스 때와 달라진 것이 없다”
이날 회견에 참석한 21년 차 간호사는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간호사 처우는 변한 것이 없다”며 “현장에서 얼마나 어렵게 일하고 있는지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했다. 다른 간호사는 “한창 일해야 할 2, 3년 차 후배 간호사들이 너무 힘들어 병원을 떠나고 있다”며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도 겪었는데 5년이 지난 지금 그때와 달라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보건의료노조가 코로나19 확산 이후인 올 3월 간호사 등 보건의료인력 4만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육체적으로 지쳤다”고 답한 경우가 10명 중 7명에 가까운 69.6%였다. 이에 따라 노조는 정부에 감염병 전문병원 설립, 코로나19 치료병원 담당인력 기준 마련, 생명안전수당 제도화 등을 요구하고 있다. 박향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코로나19 환자 치료와 의료기관을 이용하시는 분들께 불편함이 없도록 노조와 최선을 다해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 휴가·연휴 영향에 확진자 폭증 우려
코로나19 확진자는 다시 급증하고 있다. 18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1805명. 하루 사이에 400명 이상 늘었다. 이날 0시부터 오후 9시까지 확진자는 2029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19일 발표될 확진자 수는 가장 많았던 11일 2222명을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 ‘7말 8초(7월 말∼8월 초)’ 휴가 성수기와 광복절 연휴(14∼16일)가 지나자마자 확진자가 폭증하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20∼50대에서 위중증 환자가 늘고 있다. 한 달 전(7월 11∼17일) 전체 위중증 환자 중 20∼50대 비율은 55.3%였다. 그런데 최근(8∼14일) 61.0%로 증가했다. 이는 낮은 백신 접종률 탓으로 보인다. 16일 기준 60세 미만 평균 접종률은 34%에 머물고 있다. 청장년층 대규모 접종은 이달 말에야 본격화한다. 확진자가 줄어들지 않으면, 위중증 비율은 계속 높아질 수밖에 없다.
김소영 기자 ksy@donga.com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김소민 기자so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