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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공급 지연 반복돼도… 정부 대책은 ‘항의’뿐

입력 | 2021-08-19 03:00:00

[코로나 4차 유행]시기별 공급 협상 구속력 떨어져
“백신 확보 급급, 페널티 마련 못한듯”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공급 차질이 반복돼도 정부가 제조사를 대상으로 취할 수 있는 조치가 사실상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협상을 통해 분기별 월별 주별 공급 일정을 결정해도 그만큼 구속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18일 브리핑에서 미국 모더나사 백신 공급 계약과 관련해 “연내 공급분을 전체적으로 정한 뒤 세부적인 분기 및 시기별 계획은 협의를 통해 확정하는 절차로 계약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기별 공급량에 구속력이 있느냐’는 질문에 손 반장은 구체적인 설명 대신 “앞선 답변으로 갈음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손 반장은 공급 지연 반복에 대한 대응 방식을 묻는 질문에 “계속 반복되면 강력한 유감과 항의를 표명한다”며 “향후 포괄적 협력 관계에 있어서도 이런 식의 신뢰 손상의 문제가 반복되는 경우 계속 문제가 발생한다는 점들을 주지하며 협의를 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모더나가 또 공급량을 맞추지 않아도 사실상 정부가 할 수 있는 건 항의뿐이라는 뜻이다. 화이자 백신도 전체 계약량을 바탕으로 분기별 공급량을 확정한 뒤 월별 물량을 한 달 전에 확정하는 방식으로 들여온다. 다만 화이자는 아직 공급 일정에 문제가 생긴 경우가 없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12월 말 뒤늦게 모더나 백신 확보를 추진하면서 안정적인 공급의 핵심인 ‘지연 시 불이익(페널티)’ 조항을 넣지 못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마상혁 대한백신학회 부회장은 “예정한 물량이 들어오지 않아도 할 수 있는 게 항의뿐이라는 것은 굉장히 이례적인 계약 관계”라고 말했다. 박수현 대통령국민소통수석비서관은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이번 주말까지 (문서로 백신 공급의) 확답이 올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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