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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이 된 공포… 아프간여성 도울 시간 얼마 없다”

입력 | 2021-08-19 03:00:00

[美, 아프간 철군 이후]
‘탈레반에 피격’ 딛고 노벨평화상 받은 유사프자이의 간절한 호소
15세때 학교갈 권리 주장하다 총맞아… 기적적 회생뒤 여성-아동 인권운동
“아프간 여성들 미래 사라지고 있어, 이웃 국가들 난민들에게 문 열어야”




탈레반의 총을 맞고 기적적으로 살아남은 노벨 평화상 최연소 수상자 말랄라 유사프자이(24·사진)가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의 공포는 현실”이라며 “이들을 도울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했다.

유사프자이는 17일 뉴욕타임스(NYT)에 ‘나는 아프간의 자매들이 걱정된다’라는 제목으로 기고를 했다. 유사프자이는 “지난 20년간 수백만의 여성들은 교육을 받았지만 그들에게 약속된 미래는 사라지고 있다”며 “탈레반이 정권을 다시 잡고 있고, 나는 다른 많은 여성들처럼 아프간의 자매들이 걱정된다”고 썼다.

그는 2007년 고향인 파키스탄에서 옷 속에 책을 숨기고 두려움에 떨면서 등교하던 시절을 회고한 뒤 “내가 열다섯 살 때 탈레반은 학교 갈 권리를 주장한다는 이유로 날 죽이려 했다”며 “나는 작년에 대학을 졸업한 뒤 커리어를 밟아 나가고 있다. 총 든 남자들이 규정한 삶으로 돌아간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2012년 하굣길에 탈레반 대원의 총탄을 맞고 쓰러졌지만 영국에서 치료를 받고 겨우 회복했다. 이후 탈레반의 살해 위협에 굴하지 않고 아프간 여성과 어린이들의 권리 신장과 교육 기회 확대를 위해 노력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4년 17세의 나이로 노벨 평화상을 받았다.

지난해 영국 옥스퍼드대를 졸업한 그는 “아프간 여성과 소녀들은 예전의 나처럼 수업을 듣지 못하고 책을 읽지 못하게 될지 모른다는 절망에 빠져 있다”고 했다. 그는 “일부 탈레반 사람들이 여성들의 교육권과 일할 권리를 부정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여성을 잔혹하게 억압했던 탈레반의 역사를 봤을 때 아프간 여성들의 공포는 현실”이라며 “벌써부터 여성들이 대학과 직장에서 거절당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다”고 했다.

그는 다른 나라들에 아프간 사람들을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중국 이란 파키스탄 등 이웃 국가들이 피란민들에게 문을 열고 난민 어린이들의 학교 등록을 허락해야 한다”며 “탈레반은 여성에게도 수학과 과학을 배울 수 있는 권리, 대학에 가고 직업을 고를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