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21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지방자치단체가 주민들에게 코로나19 재난지원금을 지급한 것은 공직선거법 규정을 어긴 게 아니라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19일 장동혁 전 후보가 대전 유성구 선거관리위원회를 상대로 낸 선거 무효확인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장 전 후보 등은 지난해 총선을 앞두고 지급된 코로나19 재난지원금은 제3자에 의한 선거과정상 위법 행위라며 소송을 청구했다.
이를 두고 야당을 중심으로 정부가 총선에 영향을 주려 금품을 살포한다는 취지의 비판이 나왔다.
정부 차원뿐 아니라 각 지자체는 자체적으로 주민들에게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도 했다.
이 사건 소송을 낸 장 전 후보와 김소연 전 후보는 각각 대전 유성구갑과 유성구을에 출마했지만 더불어민주당 후보보다 적은 표를 얻어 낙선했다. 이들은 대전시가 총선 직전 지급한 재난지원금을 문제 삼았다.
장 전 후보 등은 “민주당 소속 지자체장이 있는 대전시는 선거 직전에 코로나 재난지원금이라는 명분으로 중위소득 100% 이하의 가구에 지원금을 지급했다”며 “아동에게 4개월분 수당을 지급했고, 기초생활수급자 등에게 지원금을 지급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재난지원금을 지급한 행위는 선거에 관한 규정을 위반한 게 아니라고 판단했다.
어떤 선거가 무효로 인정되기 위해선 제3자의 선거과정에서 불법을 저질러 유권자의 선택에 영향을 미쳐야 한다. 그러나 재판부는 재난지원금을 지급한 것은 위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봤다.
재판부는 “이 사건 선거과정상 제3자의 위법행위가 존재한다고 할 수 없다”며 “관련 법령에 따른 코로나19 재난지원금의 지급은 공직선거법상 기부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와 함께 “장 전 후보 등이 제출한 증거만으로 대전시나 유성구가 선거 직전에 재난지원금을 선거인들에게 지급한 행위가 민주당의 후보자를 당선되게 하거나, 장 전 후보 등을 당선되지 못하게 하기 위한 행위라는 사실을 증명하기 부족하다”며 “선거에 관한 규정에 위반된 사실이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