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출신 소년 모하메드 무니브 마지디(5). 페이스북 갈무리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을 피해 아프가니스탄을 탈출한 5세 소년이 영국의 한 호텔에서 머물다 창문으로 추락해 사망하는 일이 벌어졌다.
19일(현지시간) 가디언 등 복수의 외신에 따르면 전날 오후 2시30분경 영국 셰필드에 있는 OYO 메트로폴리탄 호텔에서 아프간 출신 소년 모하메드 무니브 마지디(5)가 21m 아래로 추락해 숨졌다.
이 호텔은 망명 신청자들을 위한 임시 숙소로 사용돼왔다. 최근 몇 주 동안은 영국군과 정부를 도왔던 아프간인 가족의 임시 숙소로 쓰이고 있다. 모하메드는 어머니와 함께 9층 객실에 머물렀던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운 곳에서 새 출발을 하려던 이들 부부의 꿈은 어린 아들의 죽음으로 산산조각 나고 말았다. 현지 수사당국은 호텔 방 창문이 고장 나 활짝 열리는 바람에 사고가 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현재 남겨진 가족을 보호하고 있다.
영국 셰필드 소재 OYO 메트로폴리탄 호텔. (GettyImages)/코리아
해당 호텔의 창문 문제는 2019년부터 제기돼왔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당시 이 호텔에 머물던 한 투숙객은 “창문이 너무 활짝 열려 아이들이 떨어질 것 같다. 이 위험한 호텔에 머물지 말라”고 후기에 적은 바 있다.
영국 난민위원회 최고 책임자인 엔버 솔로몬은 “끔찍한 비극”이라며 “정부가 긴급 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모하메드의 가족들이 필요한 모든 걸 지원하고 적절한 숙소에 머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테리 폭스 셰필드 시의회 의장도 “정말 충격적이고 형용할 수 없을 만큼 슬픈 일”이라며 “의회는 경찰과 긴밀히 연락하고 있으며 남은 가족들에게 할 수 있는 모든 지원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