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맛칼럼니스트 황교익씨가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 6월 유튜브 채널 ‘황교익 TV’를 촬영한 모습.(황교익TV 캡처) 2021.8.20/뉴스1
더불어민주당 유력 대권 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20일 이천 쿠팡 물류센터 화재 당일 황교익씨와 유튜브 방송을 촬영한 것을 두고 일각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세월호 사고와 비교하는 것에 대해 “박 전 대통령이 세월호 현장에 가서 배를 타고 지휘했어야 한다는 얘기와 비슷하다”고 논란에 선을 그었다.
이 지사는 이날 뉴스1과의 통화에서 “(세월호 사건 당시 박 전 대통령은) 업무 파악을 안 하고 있던 것이고, 우린 다 파악하고 지휘하고 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난 보고를 받고 현장 지휘를 하고 있었다. 마산에서 지휘한 걸 문제 삼으면 내가 현장 소방지휘자처럼 취급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지사가 황씨와 ‘먹방’을 찍던 당일은 오전 5시36분쯤 발생한 불이 진압되지 않았고, 진화 작업에 나섰던 고(故) 김동식 소방 구조대장이 실종됐던 상황이었다. 이 지사는 6월18일 오전 1시32분에야 이천 화재 현장에 도착해 진압 상황을 보고받은 뒤 현장을 살폈다. 화재 발생 약 20시간 만이었다.
이를 두고 야당은 물론 여당 내에서도 비난이 쏟아냈다.
이 지사는 당시 상황에 대해 “당시 2박3일 일정 중 첫 날 불이 난 것”이라며 “진화가 됐고, 인명 피해는 없다고 보고 받아서 경남 일정을 (진행)했다. 그 외에 마산 의거 현장을 시찰하고 그 뒤에 잠깐 영상 촬영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장에는 부지사, 안전본부장을 보내는 등 현장 상황을 계속 체크했다”며 “최종적으로 진화가 안 된다고 해서 당시 오후 8시가 넘어서 일정을 다 취소하고 현장에 갔다. 당시에도 진화가 안 된 상태라 그걸로 비난받을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또 “(현장에) 재난본부장, 소방서장, 부지사 등을 단계적으로 다 파견하고 최종적으로 지방 공식 일정을 취소하고 새벽에 현장을 찾은 것은 나름대로 최선을 다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지사는 “인명에 대한 문제를 가지고 정치 공세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정치적인 이익으로 억울한 황교익씨를 희생시키는 것과 비슷하다”고 했다.
그는 이날 오전 경기관광공사 사장직 내정과 관련 자진사퇴한 황씨에 대해선 “개인적으로 본 것은 영상 촬영한 때 한 번 본 것이 전부다. (중앙대)동문회에서 본 적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황씨에게 굉장히 미안하다. 제가 보기엔 음식문화 전문가로 분명히 역량이 있다”며 “역량, 전문성이 아닌 친분으로 문제를 삼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결과적으로 그분이 정치 다툼의 희생양이 된 것 같다”고 안타까움을 밝히면서 “마치 보은을 입은 것처럼 해서 그분으로선 평생 씻을 수 없는 상처가 된 것 같다”고 했다.
또 “황씨의 대응이 민주당 원로를 지나치게 비난했고 저로서도 추천 철회를 고민해야 할 상황이었다”며 “본인이 그만두셔서 일면으론 고맙지만 한편으론 미안하다”고 덧붙였다.
이 지사는 “황씨가 할 말을 있는 그대로 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좋아하는 사람도 많고 싫어하는 사람도 많다. 저와 비슷한 것 같다”며 “(황씨가) 정치적인 고려를 안 하다 보니 결국 양쪽에서 공격당하는 상황이 된 것 같아 안타깝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