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를 정리하고 있다. 2021.7.5/뉴스1 © News1
증권업계에서는 원화 가치가 상승하기 위해서는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거나 코로나19 델타 변이 확산이 잦아들어야 한다고 보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두가지 요건 모두 단기간에 실현되기는 쉽지 않은 상태다.
지난 2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일대비 3.4원 오른 1179.6원으로 마감했다. 지난해 9월 14일 종가인 1183.5원 이후 11개월 만의 최고치다. 환율은 이번 주에만 10.6원이나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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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코로나19 델타 변이 피해가 본격화된 7월 이후 주요국 통화 등락률을 비교해보면 신흥국 통화지수가 2% 내외, 원화 가치는 4% 가까이 절하된 것으로 나타났다. 원화가 유독 약세 흐름을 보인 데에는 Δ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도 Δ코로나19 확산세 Δ무역흑자 축소 등의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찬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원화의 차별적 약세 요인은 외국인 순매도세 심화와 국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서비스업 중심의 경기 부진 우려, 점진적으로 축소된 무역흑자“라며 ”다만 최근의 원화 약세는 과도하며 심리적 요인에 기인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통상 외국인들은 국내 증시에 투자할 때 자본차익 외에도 환차익도 고려한다. 최근 원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달러로 환전하는 게 이득인 상황이다. 최근의 원화 약세가 한국 증시에 대한 투자매력을 감소시켰다는 의미다.
증권가는 외국인의 순매도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반도체 업황에 대한 불안이 해소되고 테이퍼링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나오기 전까지는 외국인의 매도세는 지속될 것으로 판단했다. 다만 그 이후에는 순매수 전환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현재 외국인 매도의 주요 배경은 ‘반도체 업황에 대한 불안’과 ‘테이퍼링 경계감’이라고 판단한다“면서 ”테이퍼링 이슈가 본격화할 때까지는 외국인 매도가 지속될 가능성을 높게 봐야하고, 그 이후에는 오히려 순매수 전환할 가능성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업황 논란은 현재 진행형이며, 매크로 불확실성도 단기간에 해소되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외국인의 반도체 중심의 코스피 순매도가 추가 진행되면서, 당분간 증시는 정체된 주가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그는 ”반도체 업종 투자심리 회복으로 주가가 반등해야 코스피의 회복 탄력성이 개선되겠지만, 국내 기업들의 이익 레벨업 추세 지속, 코스피 밸류에이션(가치) 부담 완화 등을 고려하면 외국인의 순매도세는 기존에 비해 제한적인 수준에서 진행될 것“이라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