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장거리 미사일을 통해 국방력을 과시해 온 중국이 이례적으로 신형 단거리 미사일 시험발사 소식을 공개했다. 대만뿐만 아니라 대만을 돕겠다는 미국과 일본에 대한 경고 성격이 짙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대만 국방부는 미사일 공격을 받을 경우 발사 지점을 타격할 수 있는 대응 미사일 양산을 위해 8조 원이 넘는 ‘미사일 특별 예산’을 요청했다.
22일 중국중앙(CC)TV와 펑파이 등 중국 매체들은 중국 인민해방군 로켓군이 최근 신형 단거리 미사일 2기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구체적인 발사 시점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CCTV는 “미사일들은 수백 ㎞ 떨어져 있고 다층방어 시스템으로 무장한 적의 기지를 성공적으로 타격했다”면서 “적의 핵심 통신시설을 효과적으로 마비시켰다”고 전했다. 특히 미사일 발사까지 시간을 절반가량 단축시켰고, 적의 복잡한 전자기 방해를 뚫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는 다분히 대만을 염두에 둔 발표라는 분석이다.
중국에서 대만까지 최단 거리는 약 125㎞ 정도이기 때문에 미사일 발사 시간 단축이 전쟁의 승패를 좌우할 수 있다. 또 대만은 중국의 미사일 공격에 대비해 각 종 교란 장비들을 보유하고 있는데, 중국의 이번 신형 단거리 미사일이 이를 무용지물로 만들었다는 것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대만 국방부는 원점 타격용 미사일 양산을 위한 2000억 대만달러(약 8조 4000억 원) 규모의 특별예산을 요청했다고 쯔유시보와 롄허보 등 대만 언론이 22일 보도했다. 대만 행정원(정부)은 국방부의 요청을 바탕으로 내년도 국방 예산을 올해보다 109억 대만달러가 늘어난 3726억 대만달러(약 15조 7000억 원)로 편성해 입법원(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