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주조
19일 부산 기장군 대선주조 생산공장에서 직원들이 일하고 있다. 이곳은 ‘K-스마트 등대공장’사업에 따라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등 첨단기술이 도입돼 한 단계 업그레이 된다. 대선주조 제공
19일 오전 부산 기장군 대선주조㈜ 공장. 각 생산라인은 녹색의 소주병들이 공정에 맞춰 줄지어 이동하며 ‘녹색 물결’의 장관을 연출하고 있었다. 2만3000m² 규모의 기장 공장에서는 하루 최대 130만 병의 소주가 생산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직원 100여 명이 소주 알코올의 제조, 품질관리, 제품생산, 물류 등을 나눠 맡고 있다. 차재영 공장장(상무이사)은 “음향 진동 숙성공법, 원적외선 숙성공법 등 특허 기술을 적용해 목 넘김이 가장 부드럽고 깊은 맛을 내는 소주를 만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주력 상품은 시원, 대선, 다이아몬드 등이다. 생산 과정을 볼 수 있는 견학 코스도 마련돼 있었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전에는 매년 1만여 명의 시민이 다녀갔다고 한다.
대선주조는 1930년 부산 범일동의 대선양조㈜에서 시작된, 부산에서 가장 오래된 향토기업 가운데 하나다. 우수한 맛과 품질이 장수 비결로 꼽힌다. 2008년 문을 연 기장 생산공장은 6월 중소벤처기업부의 ‘2021년 K-스마트 등대공장’ 사업에 선정되면서 큰 변신을 앞뒀다. 이 사업은 세계경제포럼이 2018년부터 선정하고 있는 ‘등대공장(Lighthouse Factory)’의 개념을 국내 중소·중견기업에 확대 적용한 것. 포럼은 어두운 밤길을 비추는 등대처럼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 기술로 세계 제조업의 미래를 이끄는 곳을 심사해 매년 두 차례씩 발표하고 있다.
‘K-스마트 등대공장’ 선정으로 대선주조는 앞으로 3년간 최대 12억 원을 지원받을 예정이다. 공정물류 자동화, IoT 기반 원료성분 실시간 분석, 다관절 로봇을 이용한 포장설비 자동화, 실시간 설비 모니터링 및 이상감지 설비, 빅데이터 활용 실시간 제어기기 등을 구축한다. 사업 종료 후 우수기업에 선정되면 ‘등대공장’에 선정된 포스코 등 유수 기업과 협업하는 기회도 제공 받는다. 조우현 대선주조 대표(45)는 “K-스마트 등대공장 선정을 계기로 대선주조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큰 발판이 마련됐다”고 말했다.
대선주조는 2005년 40억 원을 출연해 부산 최초 민간 공익재단인 대선공익재단을 출범시켰다. 지역 발전의 밑거름인 인재 양성을 위해서다. 부산 동구의 대선공익재단에서는 매일 소년소녀 가장과 한 부모 가정 자녀 등을 위해 90인분의 도시락을 만들어 배달한다. 아이들을 위한 무료 공부방도 운영하고 있다. 또 사회복지 전공 대학생들에게 14년째 장학금을 전달하고 3년 전부터는 야구 유망주도 후원한다. 재단 활동과 별개로 회사는 실종아동 찾기, 구명조끼 입기, 해양환경 정화 등 각종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방역 물품이 부족하다는 소식에 공장에서 쓸 알코올 주조원료 약 150t을 부산시와 구에 전달했다. 조 대표는 “부산 시민에게 더욱 사랑받는 ‘100년 기업’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