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충청권 경선에서 기선 제압” 주말 대전-천안 등 돌며 표심 훑기, “세종의사당 건립 강행” 한목소리 정세균, 전북서 “목포~강릉 고속철”… “이낙연 적임자 못돼” 단일화 일축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2일 서울 용산구 한강로에 있는 숙명여대 캠퍼스타운사업단을 방문해 목걸이를 만들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가 주말 동안 나란히 지역 순회 경선의 첫 무대인 충청 지역을 찾아 표심 잡기에 나섰다. 두 사람은 지역 숙원 사업인 국회 세종의사당 건립에 대해 “강행 처리가 필요하다”며 한목소리를 냈다. 민주당이 언론중재법, 사립학교법 개정안 등을 단독으로 밀어붙이는 것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지만 이들은 오히려 충청 표심을 의식해 여당의 추가적인 폭주를 부추기고 나선 것.
○ 충청 찾은 李-李, “세종의사당 강행 필요”
이 지사는 21일 세종시청을 찾아 ‘균형성장 및 지방분권 정책공약’을 발표하며 “대통령 제2집무실과 국회 분원을 세종시에 설치해 행정수도를 완성하겠다”고 밝혔다. 국회 세종의사당 건립에 대해선 “야당의 반대나 시간 끌기로 진척이 안 되면 이럴 때에야말로 강행 처리하는 게 적절하다”며 “국민이 원하고 반대 지연이 적절하지 않으니 비난받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이 지사는 22일 서울 마포구 동교동 김대중 전 대통령 사저에서 ‘통일·외교정책 구상’ 기자회견을 열고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 노무현 정부의 평화번영정책,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계승 발전시키겠다”며 민주당의 적통을 잇는 후보임을 자임했다. 그는 “북한이 잘못하면 잘못한다고 분명하게 우리의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대전시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충청권 공약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대전=뉴시스
국회 이전을 위해서는 국회법 개정이 필요하지만, 여야 간 이견으로 아직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여권의 ‘빅2’ 주자가 약속이나 한 듯 여당의 일방 처리를 주장하고 나선 건 충청이 민주당 경선의 바로미터가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다음 달 4, 5일 각각 대전·충남, 세종·충북에서 순회 경선을 갖고 권리당원 및 대의원 투표 결과를 공개한다. 충청과 12일 1차 ‘슈퍼위크’(첫 선거인단 투표 결과 발표) 결과가 최종 후보 선출에까지 영향을 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민주당 관계자는 “처음으로 득표 순위가 공개되기 때문에 주자들이 사활을 거는 건 이해가 가지만, 공개적으로 강행 처리를 요구한 건 자칫 야당에 공세의 빌미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 반전 노리는 정세균 “이낙연, 적임자 아냐” 직격탄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이날 전북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북 발전 공약을 밝히고 있다. 전주=뉴시스
정세균 캠프 관계자는 “이낙연 캠프에서 언론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단일화 메시지를 반복해서 흘리고 있다”며 “정 전 총리가 경선을 완주하겠다는 의사가 확고한 만큼 1차 선거인단 투표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20일부터 2박 3일 동안 고향인 전북을 누빈 정 전 총리는 전북-충청-강원 등을 묶은 ‘신수도권’ 조성, 목포∼강릉 ‘강호축’ 고속철도 구축 등을 담은 ‘전북 플랜’도 발표했다.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