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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가 급등하며 저소득층의 식료품 지출 부담이 지난해에 비해 12%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저소득층은 전체 소비 중 식료품 소비 비중이 높아 밥상 물가 상승의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풀이된다.
23일 통계청에 따르면 소득 하위 20%가 올해 2분기(4~6월)에 식료품과 비주류음료에 지출한 월 평균 금액은 24만4000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12%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하위 20% 가구의 전체 소비지출 증가율인 7%를 웃도는 수치다.
소득 하위 20~40% 가구의 식료품과 비주류음료 지출이 28만5000원으로 전년 대비 6.8% 오른 것과 비교하면 상승률 증가폭이 크다. 소득 상위 20%의 식료품·비주류음료 지출 증가율은 1.2%, 전체 가구의 같은 항목 지출 증가율은 2.0%였다.
전체적으로 식료품 물가가 크게 올랐지만 저소득층의 타격이 특히 컸다. 식료품과 비주류음료는 필수 지출 항목에 해당해 소비를 줄이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다른 지출 항목을 아껴도 먹는 것을 아끼는 건 한계가 있어서 물가 상승의 영향을 받는다”고 말했다.
소득 하위 20%의 경우 다른 소득 계층보다 식료품과 비주류음료에 쓰는 돈은 적지만 전체 소비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가장 높다. 소득 하위 20%의 식료품 등 지출 비중은 21.2%로 전체 가구의 지출 비중(15.0%)을 웃돈다. 식료품 물가가 오를수록 소득 하위 계층의 지출 부담이 더 커진다는 것을 뜻한다.
소득 하위 20% 가구 중 2분기에 번 돈보다 쓴 돈이 많은 적자가구 비율은 55.3%로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8.2%포인트 올랐다. 이 역시 식료품 물가 상승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소득 상승을 견인했던 재난지원금 효과가 사라지며 소득이 사라진 영향에 밥상 물가 지출 부담이 겹친 것이다.
처분가능소득에서 소비지출을 뺀 흑자액은 소득 하위 20%의 경우 ―34만1000원으로 1년 전보다 68.4% 줄었다. 전체 가구의 흑자액은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13.7% 줄어든 97만9000원으로 집계됐다.
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