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한 번이라도 접종한 미등록 외국인(불법 체류자)이 4398명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법무부는 7월 말 기준 국내 체류 중인 미등록 외국인 수를 39만403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불법 체류 외국인 중 백신 접종자가 100명 중 1명꼴인 1.1%에 그친 것이다.
24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까지 백신을 접종한 미등록 외국인이 4398명으로 나타났다. 접종 예약 후 대기 상태인 4만546명을 합쳐도 이들의 접종률은 11%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통상 불법 체류 외국인들은 국외 추방을 우려해 증상이 있어도 진단검사를 꺼리는 경우가 많다.
최근 코로나19 4차 유행이 계속되면서 국내에서도 외국인 확진자 수가 크게 늘고 있다. 지난주(15~21일)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중 국내 체류 외국인 비율은 13.7%(1665명)였다. 세종에선 이 기간 발생한 확진자 3명 중 1명꼴인 35.6%가 외국인 환자였다. 인천과 충남, 전북, 강원도 이미 외국인 확진자 비율이 전체의 20%를 넘어섰다.
코로나19 4차 유행을 이끄는 인도발 ‘델타 변이’와 관련해 방역당국이 1848건을 분석한 결과 초기 바이러스 배출량이 기존 바이러스 대비 약 300배 이상 많았다. 다만, 감염 후 9일이 지나면 이 차이가 약 10배로 줄어들고, 10일 이후에는 기존 바이러스와 비슷한 수준까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확진자의 델타 변이 감염 비율은 89.6%까지 높아졌다.
한편 미국 모더나 사가 9월 첫 주까지 총 701만 회분 공급 일정을 확정하면서 방역당국은 18~49세 대상 접종 계획을 일부 수정했다. 9월 둘째 주와 셋째 주에 백신 약 200만 회분을 추가 배정했다. 방대본 측은 “이번 조치로 추석 이후로 접종 일정을 잡았던 사람들이 기존 예약을 취소한 뒤 일정을 앞당겨 새로 예약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아직 예약하지 않은 사람도 9월 6일 이후로 예약이 가능하다.
이지운기자 eas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