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서 빠져나온 현지인 조력자 등 2000명을 2주 동안 임시로 경기 평택에 있는 주한미군 험프리스 기지에 받아줄 것을 한국 정부에 요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물리적 거리와 실효성 등을 감안해 이 요청을 막판에 철회했다.
23일(현지 시간) 워싱턴 외교소식통들의 설명을 종합하면 조 바이든 행정부는 탈레반의 아프간 장악 후 현지 사태가 급박하게 돌아가자 한국을 비롯한 20여 개 동맹 및 파트너 국가들에게 협조를 구했다. 한국에는 아프간인 2000명이 미국 비자 서류절차 및 검증 작업을 완료할 때까지 이들을 2주간 임시로 받아달라고 요청했다. 세계 최대 규모의 해외 미군기지인 험프리스 기지에 수용하되 기지 밖으로는 못 나오는 조건이었다. 이들의 한국 정착이나 난민 인정에 대한 요청은 없었다.
그러나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 주재로 최근 열린 아프간 상황 관련 20여 개국 외교차관 화상회의에서 미국은 한국 등 아시아 국가들로는 아프간인들을 보내지 않겠다고 밝혔다. 지리적 여건과 이동 시간 등을 감안했을 때 이들을 아프간 인근의 유럽 및 중동 국가들로 먼저 보내는 쪽으로 검토 중이라는 취지의 설명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