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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고시엔 달구는 교토국제고… 처음 출전해서 8강

입력 | 2021-08-25 03:00:00

외국계 학교론 사상 최고성적
16강서 연장혈투 끝 6-4 승리
“내일 4강 가고 ‘동해 바다’ 교가”



재일 한국계 민족학교인 교토국제고가 24일 일본 효고현 니시노미야시 한신고시엔 야구장에서 열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16강전에서 니쇼가쿠샤대 부속 고교에 승리한 뒤 일렬로 서서 한국어 교가를 부르고 있다. 교토국제고 제공


일본에 있는 한국계 민족학교인 교토국제고가 제103회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여름에 열리는 고시엔)에서 8강에 진출했다. 외국계 학교가 이 대회 8강에 오른 것은 처음이다.

교토국제고는 24일 일본 효고현 니시노미야시 한신고시엔 야구장에서 열린 16강전에서 니쇼가쿠샤(二松學舍)대 부속고교를 연장 10회 접전 끝에 6-4로 꺾고 대회 2연승을 했다. 8회까지 4-1로 앞서던 교토국제고는 9회말에 3점 홈런을 허용해 연장전으로 끌려갔다. 10일 막을 올린 여름 고시엔에서 첫 연장전이었다. 교토국제고는 10회초 2점을 뽑은 뒤 상대 공격을 실점 없이 막아 승리했다.

교토국제고의 고마키 노리쓰구(小牧憲繼) 감독은 NHK와의 인터뷰에서 “선발고교야구대회(봄에 열리는 고시엔)에서는 2회전에서 탈락했지만 이후 착실히 연습해 이번 성과를 올린 것 같다”고 말했다. 교토국제고는 올해 3월 처음 출전한 봄 고시엔 첫 경기에서 승리했지만 2회전에서 도카이다이스가오(東海大菅生)고에 4-5로 역전패당해 8강 진출에 실패했다.

교토국제고 에이스 모리시타 류다이(森下瑠大·2학년) 투수는 1차전에 이어 2차전에서도 완투승을 기록했다. 이날 경기에선 삼진 12개를 잡았다. 9회말 동점을 내주는 홈런을 맞았지만 곧바로 이어진 10회초 공격에서 결승 적시 3루타를 때렸다. 그는 경기를 마친 뒤 인터뷰에서 “타격은 좋았지만 투수로선 빈틈이 있었다”고 했다.

이날 승리 후 경기장에선 ‘동해 바다’로 시작하는 교토국제고의 한국어 교가가 울려 퍼졌고, 이 모습은 NHK를 통해 일본 전역에 생중계됐다. 교토국제고는 26일 후쿠이현 대표 쓰루가케히(敦賀氣比)고와 4강 진출을 놓고 맞붙는다.

이번 여름 고시엔 무대를 밟기 위해 일본 47개 도도부현(광역지방자치단체)에서 모두 3603개교가 지역 예선을 벌였다. 각 지자체를 대표하는 49개 고교(도쿄도와 홋카이도는 2개교)가 고시엔에 출전해 토너먼트 방식으로 겨루고 있다. 학생 수 130여 명으로 미니 고교인 교토국제고는 1999년 야구부를 만들어 올해 처음 봄 고시엔뿐 아니라 여름 고시엔에까지 진출했다. 지금까지 고시엔에 한 번도 출전하지 못한 학교가 한 해에 봄, 여름 고시엔 모두 진출한 것은 7년 만이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