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학교론 사상 최고성적 16강서 연장혈투 끝 6-4 승리 “내일 4강 가고 ‘동해 바다’ 교가”
재일 한국계 민족학교인 교토국제고가 24일 일본 효고현 니시노미야시 한신고시엔 야구장에서 열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16강전에서 니쇼가쿠샤대 부속 고교에 승리한 뒤 일렬로 서서 한국어 교가를 부르고 있다. 교토국제고 제공
일본에 있는 한국계 민족학교인 교토국제고가 제103회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여름에 열리는 고시엔)에서 8강에 진출했다. 외국계 학교가 이 대회 8강에 오른 것은 처음이다.
교토국제고는 24일 일본 효고현 니시노미야시 한신고시엔 야구장에서 열린 16강전에서 니쇼가쿠샤(二松學舍)대 부속고교를 연장 10회 접전 끝에 6-4로 꺾고 대회 2연승을 했다. 8회까지 4-1로 앞서던 교토국제고는 9회말에 3점 홈런을 허용해 연장전으로 끌려갔다. 10일 막을 올린 여름 고시엔에서 첫 연장전이었다. 교토국제고는 10회초 2점을 뽑은 뒤 상대 공격을 실점 없이 막아 승리했다.
교토국제고의 고마키 노리쓰구(小牧憲繼) 감독은 NHK와의 인터뷰에서 “선발고교야구대회(봄에 열리는 고시엔)에서는 2회전에서 탈락했지만 이후 착실히 연습해 이번 성과를 올린 것 같다”고 말했다. 교토국제고는 올해 3월 처음 출전한 봄 고시엔 첫 경기에서 승리했지만 2회전에서 도카이다이스가오(東海大菅生)고에 4-5로 역전패당해 8강 진출에 실패했다.
이날 승리 후 경기장에선 ‘동해 바다’로 시작하는 교토국제고의 한국어 교가가 울려 퍼졌고, 이 모습은 NHK를 통해 일본 전역에 생중계됐다. 교토국제고는 26일 후쿠이현 대표 쓰루가케히(敦賀氣比)고와 4강 진출을 놓고 맞붙는다.
이번 여름 고시엔 무대를 밟기 위해 일본 47개 도도부현(광역지방자치단체)에서 모두 3603개교가 지역 예선을 벌였다. 각 지자체를 대표하는 49개 고교(도쿄도와 홋카이도는 2개교)가 고시엔에 출전해 토너먼트 방식으로 겨루고 있다. 학생 수 130여 명으로 미니 고교인 교토국제고는 1999년 야구부를 만들어 올해 처음 봄 고시엔뿐 아니라 여름 고시엔에까지 진출했다. 지금까지 고시엔에 한 번도 출전하지 못한 학교가 한 해에 봄, 여름 고시엔 모두 진출한 것은 7년 만이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