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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일한=3일에 한 번 때려야 할 여자?” 맞춤법 검사기 논란

입력 | 2021-08-25 17:18:00

잡코리아의 맞춤법 검사기에서 ‘삼일한’이라는 단어를 검색한 결과. 트위터 갈무리


맞춤법 검사 서비스를 제공하는 여러 사이트에서 여성 혐오 문구가 발견돼 논란이 되고 있다.

25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따르면 전날 취업 플랫폼 잡코리아의 맞춤법 검사기에서 ‘삼일한’이라는 단어를 검색하면 “3일에 한 번 때려야 할 여자”란 문구가 추천 대치어로 노출됐다.

‘삼일한’은 일베 등 일부 남초 사이트 등에서 사용되는 여성 혐오 단어다. 누리꾼들은 해당 문구가 개발자 소스코드에서도 확인된다고 지적했다. 일부는 잡코리아 사이트 탈퇴 인증 사진을 올리며 잡코리아에 해명을 요구하기도 했다.

잡코리아 맞춤법 검사기 소스코드에서 발견된 문제의 여혐 문구. 트위터 갈무리



논란이 일자 잡코리아는 사과와 함께 해당 문구를 즉각 삭제했다. 잡코리아 측은 “2018년 맞춤법 검사기 상용솔루션을 도입했고, 당시 부적절한 문구가 대체어로 등록된 것을 발견해 노출되지 않도록 처리하고자 스크립트 영역을 수정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검사기에는 ‘작심삼일한’ 문구 검색 시 ‘작심 3일에 한 번 때려야 할 여자’가 대체어로 등록돼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잡코리아는 “부적절한 문구에 대한 사전을 만들어 대응 작업을 하던 과정에서 부주의하게 해당 문구를 소스코드명으로 사용한 것 같다”고 했다.

이어 “해당 비속어를 개발 코드에 남겨 사용자에게 반감을 주기 위한 작업이 아니었다”며 “한시라도 빠르게 사용자에게 해당 비속어를 노출하지 않도록 한 개발코드였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다만 대응 작업 이후 스크립트에 수정된 부분도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후속처리가 누락돼 오해를 불러일으키게 됐다”며 “불쾌감을 드린 점 사과드리며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더욱 철저히 관리하겠다”고 덧붙였다.

한 대학교가 제공하는 맞춤법 검사기에서도 동일한 문제가 발견됐다. 트위터 갈무리


그러나 일각에서 또 다른 취업 사이트인 사람인과 한 국립대학교가 각각 제공하는 맞춤법 검사기에서도 동일한 문제가 발생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문제를 인지한 듯 사람인 사이트는 이날 오후부터 맞춤법 검사 기능을 뺀 글자수 세기 기능만 제공하고 있으며, 해당 대학교 검사기에서도 ‘삼일한’을 검색하면 ‘여자’라는 대치어가 뜨고 있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