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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삼성 240조 원 투자·4만 명 고용, 경제난 극복 디딤돌 되길

입력 | 2021-08-26 00:00:00


삼성이 앞으로 3년간 반도체와 바이오 분야 등에 새로 240조 원을 투자하고, 4만 명을 직접 고용하겠다는 계획을 그제 밝혔다. 3년 전의 180조 원 투자 계획을 뛰어넘는 규모로 단일 기업으로는 사상 최대 수준이다. 이재용 부회장이 가석방으로 출소한 지 11일 만에 내놓은 계획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반도체 등 전략사업의 주도권을 확보하고, 국내에 양질의 일자리를 대규모로 공급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최근 반도체 위탁생산 부문에서 대만의 TSMC를 따라잡는 데 필요한 투자 의사 결정이 늦어지고, 인텔의 거센 추격까지 가세하면서 삼성의 경쟁력 하락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한국 경제의 안전판과도 같은 반도체 산업에서 지금이라도 대규모 투자가 결정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삼성은 바이오에 대한 투자도 확정하고, 중단되다시피 했던 인공지능(AI)과 5세대(5G) 이동통신, 자동차 전장 산업에 대한 인수합병 밑그림도 그렸다. 삼성은 이를 계기로 제2, 제3의 반도체를 찾기 위한 노력을 더 가속화해야 한다.

올해 상반기 주요 대기업들의 영업이익이 전년에 비해 2배 이상으로 늘었지만 고용은 거의 늘지 않았다. 지난달 청년 실업자는 30만 명이나 된다. 이런 때 나온 삼성의 4만 명 직접 고용 계획은 의미가 작지 않다. 삼성은 투자 재원의 75%인 180조 원을 국내에 투입하기로 했는데 이로 인한 고용유발효과는 최대 56만 개에 이른다. 삼성이 그동안 한국 산업계에서 가져온 주도적인 역할을 감안할 때 고용 창출 노력이 다른 대기업으로 파급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이번 투자 및 고용 계획을 발표하면서 “미래 우리 경제·사회가 당면할 과제들에 대한 기업의 역할을 다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대기업의 공채가 대부분 폐지되는 마당에 신입사원 공채를 유지하기로 한 것이나 청년들의 취업에 도움이 되는 소프트웨어 교육을 전국으로 확대하겠다고 한 것은 이런 맥락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정부도 규제 완화 등을 통해 투자와 고용 확대 노력이 우리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적극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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