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릭스 웡 “대북협상 해보니 많은 일들이 쉬워보인다” 쿠팡 워싱턴사무소 책임자로 美정부-의회 상대 업무 맡을듯 웡 “혁신적 기업서 일하게 돼 기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서 대북협상특별부대표를 맡았던 알렉스 웡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부차관보(41)가 한국 기업 쿠팡의 임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미국의 대북협상 ‘넘버2’로 행정부는 물론 워싱턴 정계에서 폭넓게 활동해온 그가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무대에서 쿠팡의 사업에 어떤 역할을 할지 주목된다.
25일(현지 시간) 워싱턴의 외교소식통 및 쿠팡에 따르면 웡 전 부대표는 최근 쿠팡의 워싱턴 사무소 책임자로 임명돼 일을 시작했다. 그는 앞으로 투자 등 부문과 관련해 미국 정부와 의회를 상대하는 업무를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은 올해 3월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한 이후 글로벌 시장에서 공격적 사업 확장을 추진 중인 e-커머스 기업. 주당 35달러의 공모가로 진행된 쿠팡의 기업공개(IPO)는 미 증시에서 역대 5번째로 큰 상장 규모를 기록했다.
웡 전 부대표는 본보에 “트럼프 행정부에서 퇴임한 이후 아시아와의 연관성, 특히 한반도와 관련된 일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왔다”며 “혁신적 철학과 역동성을 갖춘 특별한 기업에서 일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한미 관계의 초점은 주로 안보 이슈에 맞춰져 왔지만 최근에는 경제적 역할도 커지고 있다”며 “양국 관계가 경제 동맹으로 확장하는 시점에 한국이 무역과 투자, 경제 분야에서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쿠팡이 뉴욕에서 대규모 IPO를 성공시킨 뒤 미국 정부에서도 관련 움직임에 관심을 보였다는 게 그가 전한 분위기다.
그는 “대북정책특별부대표로 재직하는 기간에 많은 한국인들과 만나고 회담하면서 한국에 대한 관심도 그만큼 커졌다”고 했다. “5000만 인구가 있고 하이테크 기술이 발달해 있고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경제가 있는 한국은 결코 작지 않은 시장”이라며 “미국 정부는 한국이 경제 분야에서 앞으로 더 많은 역할을 해주기를 바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뿐만 아니고 일본, 대만을 포함해 쿠팡이 진출을 시도하는 더 큰 아시아 전략에도 그는 관심을 보였다.
웡 전 부대표는 “경제와 정책이 분리돼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정책과 함께 민간분야도 함께 돌아가야 하고 정치 외교만큼 경제도 함께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두 달에 한 번 꼴로 한국 출장을 가게 될 것 같다는 그는 “한국 기업에서 일을 시작한 만큼 이제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은 나에게 더 중요해졌다”며 웃었다.
웡 전 부대표가 외교안보 분야의 업무를 완전히 내려놓은 것은 아니다. 그는 현재 워싱턴의 싱크탱크인 허드슨연구소의 선임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고, 비상근으로 이 일도 계속 병행할 계획이다. 그는 하버드대 로스쿨 졸업 후 국제법과 기업 거버넌스를 다루는 로펌 변호사로 기업 업무에 관여한 경력이 있다. 이후 톰 코튼 상원의원(공화당) 보좌관을 지내고 2012년에는 밋 롬니 공화당 대선후보 캠프에서 활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