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도쿄 패럴림픽]강호 스페인-터키와 대등한 경기 “오늘 일본전부터 승리 쌓는다” 49세 노장 김호용 굳은 각오… ‘서장훈 닮은꼴’ 김동현에 기대
“꼭 일본은 이기고 은퇴하고 싶다.”
2020 도쿄 패럴림픽은 한국 남자 휠체어농구 대표팀이 2000년 시드니 대회 이후 21년 만에 밟은 본선 무대다. 세월을 따라 대표팀 면면도 바뀌었지만 시드니 코트를 뛰었던 김호용(49·제주삼다수)만은 꿋꿋하게 대표팀의 한자리를 지키고 있다.
한국이 26일 터키에 70-80으로 패한 조별리그 A조 2차전이 끝난 뒤 김호용는 “비록 두 경기 연속 패했지만 한일전은 다를 것”이라며 투지를 불태웠다.
김호용은 “선수들이 첫 패럴림픽 출전인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때문에 대회에 못 나가다 보니 경기 감각이 많이 떨어졌다. 두 경기를 치르면서 선수들의 경기 감각이 많이 돌아왔다. 한일전은 무조건 이겨야 한다. 대표팀 선수 모두가 엄청나게, 강하게, 힘 있게 경기를 치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26득점, 10리바운드, 8어시스트를 올린 주장 조승현(38·춘천시장애인체육회)은 “한일전은 김동현(33·제주삼다수)만 믿고 간다. 일본이 에이스 동현이를 못 막는다. 동현이가 승리를 가져다줄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전날 스페인을 상대로 24득점, 14리바운드로 골밑을 지킨 데 이어 이날도 25득점, 11리바운드를 기록한 김동현은 국보급 센터로 이름을 날린 서장훈과 닮았다는 평가가 있다. 여섯 살 때인 1994년 교통사고로 오른쪽 다리를 절단한 김동현은 초등학교 6학년 때 휠체어농구를 시작했다. 몸싸움과 골밑 장악력, 수비를 앞에 두고 던지는 슈팅이 장점이다.
김동현의 왼쪽 팔뚝에는 아기 발 모양의 타투가 있다. 딸의 발을 새긴 것이다. 타투를 묻자 “딸(2014년생)이 태어났을 때의 발 모양과 생년월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아들도 여기 있다”며 유니폼 정면 상의 번호 ‘40’을 들어 보였다. “2018년생인데 생년월일을 더하면 40”이라고 설명했다.
도쿄=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패럴림픽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