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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난방에 공기정화까지… ‘똑똑한’ 버스정류소

입력 | 2021-08-27 03:00:00

서울시, ‘스마트셸터’ 연내 10곳 조성



26일 서울 중구 숭례문 인근 중앙버스전용차로에 설치된 ‘스마트 셸터’에서 시민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이곳은 궂은 날씨에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냉난방기, 공기 정화·살균시설, 외부 공기 차단 시설 등을 갖췄으며 버스 정차 위치와 도착 예정 시간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다. 현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스크린도어를 전면 개방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지정된 위치에 정확히 서고 지하철 플랫폼처럼 스크린도어가 설치돼 안전사고를 막아주는 ‘똑똑한’ 버스정류소가 올해 말까지 서울 중구 숭례문 인근 등 10곳에 들어선다. 냉난방기 덕분에 폭염이나 혹한의 날씨에도 불편하지 않고 매연이나 미세먼지도 막아주는 등 쾌적한 서비스도 제공한다. 서울시는 2년간 시범운영을 통해 확대방안을 모색할 방침이다.


○ 시내 10곳에 승객 위한 똑똑한 정류소
서울시가 미래형 교통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한 버스정류소 ‘스마트 셸터(Smart Shelter)’를 조성하고 운영을 시작한다고 26일 밝혔다. 19일 임시 개통한 숭례문 근처 중앙버스전용차로에 이어 27일 홍대입구, 다음 달 2일 합정역, 11월 공항대로 등 7곳에 중앙차로 정류소가 들어선다. 구파발역과 독립문공원, 건대입구역 인근에는 가로변 정류소가 27일부터 운영에 들어간다.

시는 2019년부터 스마트 셸터를 조성하기 위한 준비를 진행해왔다. 현재 중앙버스전용차로 등에 있는 버스정류소는 설치된 지 15년 이상 지났다. 지난해 벌인 서울시 대중교통 여론조사 결과 등을 보면 시민들은 ‘우천 시 승하차 불편’ 등을 주요 불편사항으로 꼽았다. 응답자의 80% 이상은 ‘버스정류소에 냉난방 기능이 필요하다’고 답하기도 했다.

노병춘 시 버스정책과장은 “개방형으로 조성돼 추위나 더위로 시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매연이나 미세먼지로 불편을 호소하는 민원도 적지 않았다”며 “오래되고 낡은 환경을 개선하고 최첨단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신개념 정류소를 검토해왔다”고 말했다.

스마트 셸터는 승객에게 쾌적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첨단 기술을 활용해 편리함을 추구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곳에는 폐쇄회로(CC)TV와 비상상황을 자동으로 감지하는 지능형 영상 시스템, 긴급 상황을 외부에 알릴 수 있는 비상벨 등 안전시설이 달려 있다.

대기질을 측정하고 내부 공기를 정화·살균해주며 황사 등이 심각할 때 외부 공기를 차단해주는 공기정화 시설도 갖췄다. 버스가 도착하는 위치를 알려주고 안전한 승하차를 도와주는 스크린도어도 있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안정될 때까지는 개방 상태로 운영한다.

교통약자의 경우 정류소에 달린 승차대기 버튼을 누르면 저상버스 도착 예정시간을 알려주며, 운전자에게도 스마트 셸터에 장애인이 기다리고 있다고 안내해준다.

시 곳곳에 조성된 스마트 셸터는 서울시청에 마련한 관제센터에서 관리한다. 시 관계자는 “셸터 안과 주변의 상황을 실시간으로 체크하고 기기들의 작동 상황도 원격 제어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새로운 미디어플랫폼 활용 통한 확산 기대”
시는 스마트 셸터가 새로운 형식의 미디어플랫폼 역할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가령 셸터 외벽에 전광판을 달거나 여러 개의 모니터를 이어 붙임으로써 커다란 전광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홍대입구와 합정역에 조성한 스마트 셸터의 길이는 약 60m이다. 시는 버스정류소에서 동영상 광고 등의 노출이 가능하도록 관계기관과 협의하고 있다.

중앙차로에 스마트 셸터 한 동을 조성하는 데 들어간 예산은 4억5000여만 원 정도다. 시는 2023년 8월까지 2년간 스마트 셸터를 시범운영하며 광고수익 등 수입과 설치비, 운영비 등을 분석해 확대설치를 위한 자료로 활용할 방침이다.

백호 시 도시교통실장은 “시범운영을 통해 사업의 타당성과 효과, 확대 설치에 필요한 사업방식 등을 면밀히 검토하고 시민 이용과정에서의 불편을 충분히 보완해 버스를 이용하는 시민들의 편의에 기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창규 기자 k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