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이 오는 31일 대전·충남 권리당원 투표를 시작으로 막을 올리는 가운데, 각 후보에 대한 지지 선언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 최종 대선주자가 되기 위한 예비후보들의 각축이 뜨거운 가운데, 첫 경선 지역인 대전·충남(31일 권리당원 투표 돌입) 표심을 잡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연일 자신들이 밀고 있는 후보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각계각층의 공개 지지 선언도 봇물을 이루고 있는데, 그 과정에서 특정 인사들이 구설수에 휘말리는 등 크고 작은 해프닝이 벌어지고 있다.
최근 모 예비후보 측의 지지 선언에 이른바 광화문 ‘태극기 집회’에서 열변을 토했던 대전의 한 종교인이 대표자로 참여해 보는 이들의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했다.
대전시의원 A씨는 해당 종교인에 대해 “이쪽 저쪽을 오가는 정치적 행보를 이해할 수 없다”라며 “국민의힘 경선이 본격화되면 그쪽에도 깊숙이 관여할 것으로 본다”라고 꼬집었다.
일부 광역·기초의원들이 ‘보험을 드는’ 심정으로 소위 빅3로 불리는 이재명 경기지사, 이낙연 전 대표, 정세균 전 국무총리의 대전 방문 시 눈도장을 찍으려 지지 여부와 무관하게 얼굴을 내밀고 있고, 자신이 확실히 줄을 서야 할 후보에 대해선 본인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직역(職域)의 지지 선언을 배후에서 적극 유도하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구의원인 B씨는 어떤 날은 기초의원 신분으로, 또 다른 날은 자신의 전문직 직함으로 각기 다른 지지 선언문에 이름을 올려 인원 수를 늘리는 데 한몫했다.
시의원인 C씨는 마음에도 없는 후보의 지지 선언 명단에 이름을 ‘빌려’줬다. 내년 6월 민선 8기 지방선거에서 자신의 공천권을 좌우할 수 있는 지역위원장(현직 국회의원)이 미는 후보가 본인이 내심 지지하는 후보와 상이한데, 그간의 불협화음을 의식한 듯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지역위원장을 따르는 모습을 보이며, 이른바 ‘쇼윈도 지지’를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그렇다 보니 지지선언문에 기재된 참여 인원에는 중복 집계가 됐거나 실상과 다른 허수(虛數)가 적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경쟁적으로 인원 부풀리기가 시도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한 정황이 포착되고 있는 것이다.
개인의 정치적 이념과 상관없이 일단 명단에 올리고 보자는 식으로 지지 선언자를 늘려 세 과시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
시의원 D씨는 “최종 대선 후보가 누가 될지 아직은 모르는 것이기 때문에 세 후보 측에서 도와달라고 하면 누가 됐든 크게 개의치 않고 돕고 있다”라며 “솔직히 이기는 사람이 우리 편 아니냐. 궁극적으론 원팀이 돼야 하니…”라고 말끝을 흐렸다.
50대 자영업자 이모씨는 “선거 때는 물불 가리지 않고 한 표라도 끌어모으는 게 우선이라지만 지방의원들의 속 보이는 줄서기가 볼썽사납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국민의 삶은 너무나 피폐해지고 있는데, 떼를 지어 몰려다니며 권력욕에만 사로잡혀 있는 정치꾼들의 행태에 화가 난다”라며 정치권에 대한 혐오를 표출했다.
(대전=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