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이 27일 부친의 부동산 투기 의혹과 관련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수사를 받겠다고 선언한 것을 두고 정치권에서 엇갈린 평가가 나왔다.
논객인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윤 의원의 기자회견을 두고 “화끈하네”라고 평가했다.
반면 여권의 김진애 전 의원은 윤 의원을 향해 “투기 의혹이 있을 수 있음을 인정한다면서 왜 감정에 북받치는지?”라며 “공인은 감정 조절부터 할 줄 알아야 한다”고 혹평했다.
여권에서는 ▲부친이 매입한 땅값이 크게 오른 점 ▲윤 의원이 세종시의 한국개발연구원(KDI)에 근무했던 점 ▲윤 의원 동생의 남편이 기획재정부 장관 보좌관을 지낸 점 등을 지적하며 윤 의원이 ‘사퇴 쇼’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자 윤 의원은 27일 기자회견을 열고 “저희 아버님에게 농지법과 주민등록법 위반 의혹이 있으며, 투기 의혹으로 비칠 여지가 있다는 점을 변명하지 않겠다”면서 공수처에 수사를 의뢰하겠다고 밝혔다.
윤 의원은 “제가 이틀 전 의원직 사퇴를 한 후 불과 두 시간여 만에 여당의 대선 후보인 김두관 후보는 제가 KDI에 근무하면서 얻은 정보를 가지고 가족과 공모해 땅 투기를 했을 것이란 의혹을 제기했다”며 “그러나 KDI에서 재정복지정책부장으로 재직한다고 해서, KDI 내 별도 조직에서 진행하는 예비타당성 조사 정보에 접근하는 것은 그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내부자 정보를 이용한 투기라는 심각한 범죄를 타인에게 씌울 때는 구체적인 근거가 있어야 한다는 상식조차 내다 버린 것”이라며 “저는 지금 저 자신을 공수처에 수사 의뢰한다. 공수처가 못하겠다면 합수본에 다시 의뢰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저에 대한 공격에 가장 앞장서는 매체마저도 (아버지 땅 가격이) 두 배 정도 올랐다고 하는데, 방송인 김어준 씨 당신은 무슨 근거로 무려 6배나 올랐다며 30억 시세 차익이란 말로 여론을 조작하고 있느냐”며 “김어준 당신 역시 이재명 후보와 함께 공적인 공간에서 사라지시라”고 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