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상호. 사진공동취재단
“첫 경기를 잘 풀어서 다행이다.”
‘한국 휠체어테니스 간판’ 오상호(41·달성군청·세계랭킹 54위)가 2020 도쿄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남자 단식 1회전에서 54분 만에 승리를 거두며 산뜻하게 출발했다.
오상호는 27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테니스파크에서 열린 남자 단식 1회전에서 마우리시오 포메(51·브라질·119위)에 세트 스코어 2-0(6-0, 6-3) 완승을 거뒀다.
이번 대회는 오상호에게 2008년 베이징, 2012년 런던 대회에 이어 9년만에 밟은 세 번째 패럴림픽이다.승리 직후 오상호는 “브라질 선수는 패럴림픽을 5번 나온 백전노장이다. 2019년 이후 2년만에 첫 공식 경기이고 내가 대표팀 첫 경기라 긴장이 많이 됐는데 1세트가 잘 풀리면서 긴장도 풀렸다”며 미소 지었다.
이어 태극 마크의 자부심으로 남은 경기에서도 최선의 경기력을 보여주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우리나라에 아직 장애인, 비장애인을 통틀어 테니스 올림픽 메달은 없다. 메달이 쉽지는 않지만, 패럴림픽 메달은 하늘이 내리는 것이다. 아무도 모른다. 단식은 물론 (임)호원이와 함께 하는 복식에서도 최선을 다해 도전하겠다”며 눈을 빛냈다.
이날 도쿄 기온은 34도를 오르내렸다. 아리아케 테니스파크 지열도 상상을 초월했다. 국제테니스연맹(ITF) ‘이상 기후 규정(Extreme Weather Policy)에 따라 오전 11시 예정이던 경기가 오후 5시 15분에야 열렸다.
매 30분 간격으로 온도를 체크했고 12시 반, 2시, 3시 반, 5시 15분으로 경기 시간이 계속 늦춰져 선수들이 컨디션 조절에 애를 먹었다. 오상호 역시 “아침에 경기장에 온 후 경기시간이 4번이나 연기됐다. 몸을 풀고 화장실을 가고 하는 루틴을 4번 연속 반복해야 했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경기 중에도 땀이 엄청 많이 난다. 경기력 자체도 중요하지만 폭염과의 싸움, 체력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할 것같다”고 했다.
도쿄=황규인 기자 kini@donga.com·패럴림픽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