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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 오면 사람이 서야지”…부산 횡단보도서 운전자가 버럭한 이유

입력 | 2021-08-29 10:09:00

부산의 한 차량이 신호등 없는 횡단보도에서 무리하게 진입을 시도해 지나가던 보행자가 항의하자, 운전자가 그를 경찰에 신고했다. (유튜브 ‘한문철TV’ 영상 갈무리) © 뉴스1


부산의 한 차량이 신호등 없는 횡단보도에서 무리하게 진입을 시도해 지나가던 보행자가 항의하자, 운전자가 그를 경찰에 신고했다는 사연이 공개됐다.

지난 28일 유튜브 채널 ‘한문철 TV’에는 지난 18일 부산시 금정구의 신호등 없는 횡단보도에서 운전자와 보행자 간 시비가 붙은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을 제보한 A씨는 “당시 신호등 없는 횡단보도를 절반쯤 건너고 있는데 검은색 차량이 멈추지 않고 그대로 지나가려 했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손짓을 하자 이 운전자는 중앙선을 일부 넘은 상태로 멈췄다”면서 “그때 내가 손가락으로 (차량을) 2회 툭툭 쳤더니 운전자는 운전석 문을 열고 ‘왜 차를 치냐’고 항의했다”고 설명했다.

A씨는 “이상한 차라고 생각해 사진을 찍고 자리를 떴는데 해당 차량이 불법 유턴을 해서 쫓아와 또다시 ‘왜 차를 치냐’면서 나를 경찰에 신고했다”고 했다.

운전자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밝힌 A씨는 “나는 64년생이고 상대 운전자는 30대로 보였다. 나도 나이가 있어서 조용히 넘어가려고 했는데 횡단보도에서 보행자 보호 의무라는 본인 잘못도 모르고 따라와서까지 위협적인 행동을 계속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나는 그냥 가라고 했는데 운전자가 ‘차가 지나가면 사람이 서야 한다’며 본인 주장을 끝까지 굽히지 않아 할 수 없이 나도 운전자를 고소했다. 현재 경찰서 소환을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A씨는 한문철 변호사에게 운전자에 대한 협박죄 적용 여부, 횡단보도 보행자 보호의무 위반 등을 물어봤다.

한문철 변호사는 “횡단보도 보행자 보호의무 위반은 당연히 성립된다”면서 “중앙선을 일부 물고 유턴했기에 불법 유턴, 중앙선 침범으로 처리할지 안 할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협박죄를 적용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상대 운전자가 무슨 발언을 했는지 증거 기록이 없고, 단순히 항의하기 위해 쫓아왔다고 하면 협박죄 적용이 어렵다”고 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