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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세트에 스토리 입혔다

입력 | 2021-08-30 03:00:00

[스타일&트렌드]
200쪽 책에 담긴 글로… 농부가 출연한 생방송으로
현대百, 설에 80쪽 책자 반응 좋아… 출판사에 맡기며 분량 대폭 늘려
롯데百, 라이브 방송 작년 2배로… 신세계, 온라인 전용상품 확대



현대백화점을 찾은 고객이 잡지 형태로 발간된 200쪽에 육박하는 추석 선물 책자를 살펴보고 있다. 유명 셰프, 와인 칼럼니스트 등이 필진으로 참여했다. 현대백화점 제공


백화점들이 올 추석을 앞두고 잡지를 펴내거나 라이브 방송을 제작하는 등 기존과 달라진 방식으로 추석 명절 선물 제품 알리기에 나섰다. 추석 선물에 이야기를 담아 부가가치를 높이려는 취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고향을 찾지 못하는 마음을 백화점에서 판매하는 고가 선물로 대신하는 수요가 높아진 데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현대백화점은 최근 추석 선물을 안내하는 두툼한 책자를 펴냈다. 200쪽에 육박해 언뜻 보면 잡지와 같은 모습이다. 실제로 유명 셰프나 와인 칼럼니스트, 푸드 스타일리스트 등이 필진으로 나서 추석 선물을 주제로 글을 썼다. 그동안은 추석 선물 정보가 단순하게 나열된 안내 책자를 펴냈지만 올해에는 아예 잡지처럼 제작했다. 책자 제작 방식도 바꿨다. 기존에는 판촉물 제작업체에 의뢰해 왔지만 올해는 ‘행복이 가득한 집’ ‘럭셔리’ 등을 펴내는 잡지사인 디자인하우스에 맡겼다. 이를 위해 현대백화점은 올 3월부터 바이어와 마케팅 담당자 30여 명이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추석 선물 안내 책자 제작을 준비해 왔다.

책자에는 프리미엄 한우 명예 홍보대사 김호윤 셰프, 푸드 스타일리스트 밀리, 국가대표 와인 소믈리에 송기범 씨 등이 ‘선물을 고를 때 참고하기 좋은 7가지 키워드’ 등을 썼다. 이처럼 현대백화점이 추석 선물 책자에 공을 들인 것은 올 설 선물세트 판매 당시 비슷한 책자를 제작해 효과를 톡톡히 봤기 때문이다. 당시 현대백화점은 스토리텔링에 초점을 맞춘 80쪽짜리 책자를 만들어 VIP 고객과 기업 고객에게 발송했다. 그 결과 올해 기업 선물세트 매출이 전년보다 50억 원 늘었다. 이번 선물세트 예약 판매 역시 지난해 추석보다 40.3% 늘었다. 선물세트 책자는 일반 소비자도 매장에서 가져가거나 볼 수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스토리텔링이 상품을 좀 더 고급스럽게 보이게 하고 소비자 감성을 자극해 반응이 좋은 것 같다”고 했다.

롯데백화점이 추석을 맞아 진행하는 라이브 방송인 ‘백라이브 추석 위크’에서 진행자가 선물세트를 소개하는 모습. 롯데백화점 제공

롯데백화점은 ‘라이브 방송 강화’ 카드를 꺼내들었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언택트’ 구매 수요가 증가했다는 점을 고려했다. 특히 ‘백라이브 추석 위크’라는 이름으로 진행하는 라이브 방송이 눈길을 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추석보다 라이브 방송 수를 2배 이상 늘려 115회의 특집 방송을 통해 다음 달 17일까지 600여 가지 선물세트를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라이브 방송에서는 바이어나 농부 등이 출연해 생산지에 가서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상품 개발 과정 등을 소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소비자는 간접적으로 ‘경험 소비’를 할 수 있는 셈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명절에 진행한 라이브 방송 매출을 분석한 결과 1회 방송당 평균 매출이 평소 방송보다 60% 이상 높았다”며 라이브 방송 강화 배경을 설명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올 추석 선물세트 카탈로그에 품격·미식·안목 등 세 가지로 테마로 나눠 제품을 소개한다. 다양한 먹거리를 소개하고 이를 먹는 방법과 요리법, 산지에 대한 설명 등을 담았다. 반려동물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는 트렌드를 고려해 반려견 케널(애완용 강아지의 집)과 펫 소파, 캣 타워 등 펫 관련 용품을 선보인다. 신세계백화점은 비대면 트렌드에 맞춰 온라인 전용 상품도 지난 추석보다 2배 이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