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잘 던지고도 또 다시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는데 실패했다.
타선도 침묵했지만 조기 교체로 승리의 가능성 조차 남기지 못했다.
김광현은 30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니아주 피츠버그의 PNC파크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MLB) 피츠버그 파이리츠전에 선발 등판, 4이닝 3피안타 1실점을 기록했다.
총 투구수는 64개. 김광현은 1-1로 맞선 5회초 타석 때 대타로 교체됐다. 무사 만루에 몰렸다가 1점을 내준 4회를 제외하면 별다른 위기가 없었지만 세인트루이스 벤치는 빠른 교체를 택했다.
마이크 실트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4회에 조금 좋지 않았다”면서 “75구를 던질 계획이었는데 4회 만루 위기 후 힘이 빠졌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김광현의 선발 등판은 지난 8일 캔자스시티 로열스전 이후 22일 만이었다.
팔꿈치 통증으로 부상자 명단에 올랐던 김광현은 불펜으로 보직을 변경해 지난 25일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전에서 구원 투수로 2⅔이닝을 책임졌다.
팔꿈치 통증에서 회복한지 얼마 안 된데다 불펜 전환을 꾀한 만큼 애초 평소처럼 100구 가까이 던질 몸 상태가 아니었다는 것이 실트 감독의 설명이다.
올해 김광현이 100개 이상의 투구수를 기록한 경기는 6월16일 마이애미 말린스전(6이닝 102개)이 유일하다.
5월6일 뉴욕 메츠전에서는 투구수 66개로 4이닝 2피안타 1실점으로 잘 던지다가 교체됐고, 6월21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에서도 4이닝 1실점에 투구수가 47개였는데 다음 투수로 교체됐다.
두 경기 모두 7이닝 더블헤더로 치러졌다는 변수는 있지만 선발 투수에게는 조금은 가혹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결정이다.
더블헤더가 아닐 때에도 실트 감독은 팽팽한 상황에서 김광현의 타격 기회가 오면 좀 더 끌고가기 보단 교체에 무게를 두는 운영을 선보였다.
김광현은 적은 투구수로 긴 이닝을 끌어가는 효율적인 투구에 좀 더 신경을 쓸 생각이다.
김광현은 피츠버그전 후 “60~70개 정도 던질 것으로 예상했다. 최소한 5이닝을 던지기 위해 공격적으로 하려고 했다. 경기 전에는 그렇게 마음을 먹었는데 마운드에서 그렇게 하지 못해 아쉽다”면서 “적게 던지면서 많은 이닝을 소화하는게 첫 번째 목표”라고 전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