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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찰청장 “‘전자발찌 훼손’ 피의자 집 수색 못해 안타까워”

입력 | 2021-08-30 14:57:00

살인, 전자발찌 훼손 혐의를 받는 강모 씨의 자택 모습. 2021.8.29. 뉴스1


전자발찌(위치추적 전자장치)를 끊기 전후로 여성 2명을 살해하고 경찰에 자수한 50대 남성 사건과 관련해 최관호 서울경찰청장이 “적극적인 경찰권 행사를 하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최 청장은 30일 오전 기자간담회에서 경찰관이 피의자의 집에 여러 차례 방문했음에도 안에 들어가지 못했다는 지적에 “그 부분이 가장 안타깝다”며 이같이 말했다. 아울러 희생당한 피해자 유족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다.

최 청장은 “현장 경찰관들이 당일 3번, 다음날 2번 총 5번 갔는데 주거지 안에 들어가지 못한 건 법적·제도적 한계가 있을 수 있다”면서 “현장 경찰관들이 좀 더 적극적인 경찰권 행사를 하지 못해 아쉽다”고 했다.

이어 “경찰관 직무 직행법의 한계가 굉장히 협소하고 엄격하다. 경찰청과 협조해 법적·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지휘부도 적극 검토해 경찰권을 적극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찾겠다”고 밝혔다.

최관호 서울경찰청장.  2021.07.09. 뉴시스



앞서 특수강제추행 혐의로 실형을 살고 올해 5월 초 전자발찌를 부착한 채 가출소한 피의자 강모 씨(56)는 지난 27일 오후 5시 30분경 서울 송파구 신천동의 한 거리에서 전자발찌를 끊고 도주했다.

강 씨는 전자발찌를 끊기 전날인 26일 밤 자택에서 지인인 40대 여성을 살해했고, 전자발찌를 끊은 뒤인 29일 새벽에는 평소 알고 지내던 50대 여성을 살해했다.

경찰은 27일 도주한 강 씨를 쫓는 과정에서 서울 송파구에 있는 그의 집을 찾았으나 인기척이 없고 수색영장이 없다는 이유로 내부 수색 없이 돌아왔다. 그러나 당시 피해자 2명 가운데 40대 여성 시신 1구가 집 안에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 추가 범행을 막지 못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두 건의 살인을 저지른 강 씨는 29일 오전 8시경 경찰에 자수했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금전 문제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명확한 범행 동기가 밝혀지지 않았지만 (피해자들이) 성관계를 거부해서 범행을 저지른 건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은 강 씨에게 살인과 전자발찌 훼손(전자장치부착법 위반) 혐의 등을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며 신상 공개 여부 심의 개최도 검토할 방침이다.

한편 법무부에 따르면 강 씨는 만 17세 때 특수절도로 징역형을 받은 이후 강도강간, 절도로 총 8회의 실형 전력이 있으며 성폭력 전력은 2회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총 처벌 전력은 14회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