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호는 30일 일본 도쿄 아사카 사격장에서 열린 사격 남자 10m 공기소총 입사 SH1 결선에서 224.5점을 쏴 둥차오(36·중국·246.4점), 안드리 도로셴코(34·우크라이나·245.1점)에 이어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패럴림픽 첫 출전이던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때는 메달이 없었던 박진호는 이날 동메달로 인생 첫 패럴림픽 메달을 따냈다. 그는 “그동안 다른 대회에선 메달이 다 나왔는데 패럴림픽만 없었다. 이제 (동메달이) 나왔으니 색깔을 슬슬 바꿔봐야겠다”며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보였다.
사격 결선에선 총 24발을 쏘는데 11번째 총알부터 2발마다 최저점 선수를 1명씩 탈락시키는 ‘서든 데스’ 방식으로 진행한다.
흔들렸다. 첫 10발에서 100.8점에 그치며 8명 중 7위에 그쳐 탈락 위기에 몰렸다. 박진호는 “예선에서 세계 기록이 나왔지만 결선 초반에 그걸 이어가지 못했다”며 “조금 감을 잡으니까 늦었더라. 영점이 잡힐 때까지 한 발만 제대로 맞으라는 심정으로 쐈는데 그 뒤에 탄착군이 모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21번째 발에서 9.4점을 쏘는 큰 실수를 범하면서 최고 자리를 넘겨줬다. 박진호는 “따라가니까 욕심이라는 게 생겼다. 그래서 실수가 나왔다”면서도 “좋은 경험이었다. 남은 경기가 있으니까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2000 시드니 대회 사격 금메달리스트 출신인 정진완 대한장애인체육회장은 오전 일찍부터 경기장을 찾아 선수단을 응원, 남다른 애정을 과시했다. 박진호는 “선수 때 함께 경기를 했던 선배님이시다. 경기를 앞두고선 좋은 말씀도 해주셨다”며 감사함을 표했다.
그는 이제 혼성 10m 공기소총 복사(다음달 1일), 50m 소총 3자세(3일), 혼성 50m 소총 복사(5일)에서 추가 메달을 노린다. 그는 “남은 세 종목에서도 자신감을 가지고 임하겠다”고 말했다.
도쿄=황규인 기자 kini@donga.com·패럴림픽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