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1년 고구려 후예 고선지가 이끄는 당나라 군대가 난생처음 보는 험준한 산악지대를 가로질러 행군했다. 중국 군대로서는 실크로드를 따라 가장 멀리 간 고선지 부대는 산맥을 넘어 이슬람군을 만나 격전을 벌였지만 패배하고 말았다. 탈라스 전투이다.
탈라스는 현재의 키르기스스탄에 있다. 이곳을 지나면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가 나온다. 그 아래가 아프가니스탄이다. 고선지가 넘었던 산맥이 힌두쿠시산맥 북단인데, 이 험준한 산맥은 남북으로 타지키스탄을 지나 아프가니스탄으로 내려간다. 반(反)탈레반 세력의 중심인 판지시르주가 아프가니스탄 영역에서 끝나는 힌두쿠시산맥 끝자락이다.
아프가니스탄에서 전쟁이 끝나지 않는 이유,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는 조각조각 분열된 지역사회, 다양한 종족과 부족, 전근대적인 산업과 생활 방식에 있다. 이런 환경을 만들어 내는 요인이 바로 험준하고 독특한 지형이다. 산과 평원, 사막, 고원지대가 국토를 나누고 있다. 힌두쿠시가 창출한 산악지형은 전쟁을 위해 특화된 지형이란 말이 정확하다.
아프가니스탄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안타깝지만 총성은 쉽게 그치지 않을 것이다. 강대국이 개입해도 늪이고, 철수하면 비난받는 상황은 변하지 않을 듯하다.
임용한 역사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