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코플랜트㈜(구 SK건설)가 플랜트 사업 부문인 엔코엔지니어링을 분사한다.
31일 재계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는 내부적으로 엔코엔지니어링 물적 분할을 결정하고 일부 구성원에게 이 같은 내용을 공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사업 부문 구성원 약 1200여 명도 함께 이동한다. SK에코플랜트㈜는 SK㈜의 자회사(44.5%)다.
SK에코플랜트㈜의 이번 분할 목적은 친환경, 신에너지 중심의 ‘체질개선’이다. 재계 관계자는 “SK에코플랜트㈜는 친환경 사업 관련 인수합병(M&A) 및 투자에 막대한 비용이 들고 있고, 이 과정에서 부채비율이 높아지고 있다”라며 “장기적 기업공개(IPO)를 위해서는 부채 비율을 낮춰야 하고 이를 위한 자본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SK에코플랜트㈜는 EMC홀딩스 등 친환경 업체를 인수하는 데 막대한 투자비용을 들인 바 있다. 또한 SK에코플랜트㈜의 플랜트 사업은 전체 매출의 절반이 넘을 정도로 비중이 높지만, 최근 들어 플랜트 사업 업황이 안 좋아진데다 일부 공사가 지연되면서 수익성이 악화됐다.
SK에코플랜트㈜ 구성원들은 이번 결정이 표면적으로 물적 분할 형태를 가지지만 사실상 매각 수순으로 판단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 측 역시 구성원들에게 “분할 자회사는 SK라는 이름을 계속 사용하겠지만 독립적으로 경영함으로서 SK그룹의 일원은 아니다”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엔코엔지니어링 사업부문의 주력 사업인 플랜트 부문 매출은 2019년 4조8000억 원에서 2020년 4조6900억 원, 올해 상반기 1조9000억 원으로 감소 추세다. 이들은 국내 반도체 제조 시설인 SK하이닉스 M14~M16 생산라인을 준공하고, SK 배터리 아메리카 생산공장 건설 일부를 맡아왔다.
SK에코플랜트㈜는 10월 이사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최종 결정한 뒤 12월 주주총회를 거쳐 내년 1월 최종 물적 분할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아파트, 오피스텔, 관공서 건설 관련 사업을 맡고 있는 에코스페이스, 그리고 교량 및 철도, 단지·택지 건설 등을 맡는 에코인프라 등은 시장의 평가 가치가 높지 않다는 판단으로 분할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 대해 SK에코플랜트 측은 “물적 분할을 검토 중인 것 맞지만 아직 확정된 게 아니다”라고 했다.
서동일 기자 dong@donga.com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