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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바이든, 역사상 가장 형편없고 무능한 철군”

입력 | 2021-09-01 03:00:00

철군협상 당사자, 바이든 맹비난
여론조사선 “철수 지지 안해” 51%
공화 “누군가 책임지고 물러나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전쟁 역사상 조 바이든 행정부의 아프가니스탄 철군처럼 형편없고 무능한 철군은 없었다”며 “누구도 이런 무식한 철군, 이런 멍청함이 가능할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고 바이든 행정부를 맹비난했다.

미 정계 일각에서는 철군 협상이 트럼프 행정부 때 시작됐다는 점에서 아프간 혼란의 책임을 트럼프와 바이든 행정부가 모두 져야 한다고 비판한다. 야당인 공화당 내 중도파 밋 롬니 상원의원은 “우리는 두 행정부의 끔찍한 결정들 때문에 이 상태에 빠졌다”며 양쪽을 동시에 비판했다. 그러나 철군을 지나치게 성급하게 밀어붙이며 사태를 키웠다는 점에서 비판의 칼날은 주로 바이든 행정부에 쏠린다.

로이터통신과 입소스가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51%는 “대통령의 아프간 철수 대처를 지지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지지한다”는 38%에 그쳤다. 응답자의 49%는 “아프간 내 미국인과 조력자들이 대피를 완료할 때까지 미군이 더 주둔해야 한다”고 했다. “즉시 철수해야 한다”는 답은 13%에 불과했다.

‘아프간의 현재 상태에 가장 책임이 있는 사람’을 묻는 질문에도 바이든 대통령이라는 응답이 20%로 가장 많았다. 탈레반(16%), 아프간 전쟁을 시작한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10%), 트럼프 전 대통령(9%) 등을 제쳤다. 공화당 일각에서는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 바이든 행정부 외교안보팀 인사 중 한 명 정도는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난달 26일 아프간 수도 카불 공항 앞에서 발생한 테러로 숨진 미군 13명의 유족 또한 대통령을 보는 시선이 싸늘하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대통령 부부는 숨진 미군의 유해가 미국에 도착한 지난달 29일 유족들과 따로 만났다. 유족들은 대통령이 자신들을 위로하기보다 6년 전 뇌종양으로 사망한 장남 이야기만 주로 했다고 비판했다. 한 유족은 집으로 가는 길에 대통령이 있는 쪽을 향해 “내 형제가 죽었다. 지옥 불에 떨어져라”고 외쳤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