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에 찍힌 범인 여성을 살해한 뒤 27일 오후 전자발찌를 끊고 도주한 성범죄 전과자 강모 씨가 28일 오전 서울역 인근에 모습을 드러냈다. 강 씨는 서울역까지 타고 왔던 렌터카를 버렸고, 휴대전화를 시내버스에 놓고 내리는 수법으로 경찰의 위치 추적을 피했다. 채널A 제공
전자발찌(위치추적 전자장치)를 끊고 도주하기 전후 여성 2명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강모 씨(56)가 첫 범행을 저지르기 전 흉기를 구입한 것으로 1일 확인됐다. 경찰은 강 씨가 이 흉기를 1차 범행 때 피해 여성으로부터 금품을 빼앗을 목적으로 구입한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은 강 씨가 지난달 26일 오전 집 인근에서 흉기를 구입한 사실을 최근 확인했다. 강 씨는 이날 오후 3시 57분에는 서울 송파구 오금동의 한 철물점에서 절단기를 사는 등 전자발찌 훼손을 위한 사전 준비를 했다. 그로부터 약 6시간 뒤인 오후 9시 반~10시경, 강 씨가 1차 범행의 피해자인 40대 여성 A 씨를 자신의 서울 송파구 거여동 집에서 살해했다.
경찰은 강 씨가 A 씨에게서 금품을 빼앗을 목적으로 흉기를 미리 준비한 것으로 보고 있다. 강 씨는 경찰 조사에서 “A 씨에게 준 돈 중 일부를 돌려달라고 했는데 거부해 살해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B 씨(두 번째 피해 여성)에게 빚진 2000만 원을 갚으려다 범행을 저질렀다”는 강 씨의 진술에 대해서도 확인하고 있다. 강 씨는 A 씨를 살해하고 하루 뒤인 27일 오전 서울 강남구의 한 휴대전화 매장에서 A 씨의 신용카드로 휴대전화 4대를 596만 원에 구입한 뒤 이를 되팔아 현금을 마련했다. 강 씨는 “B 씨로부터 2000만 원을 전부 갚으라는 요구를 받고 다투다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강 씨의 진술 중 사실과 다른 부분이 계속해서 발견되는 만큼 경찰은 프로파일러 등을 투입해 명확한 범행 동기와 심리 상태를 파악할 계획이다.
경찰은 이르면 2일 강 씨에 대한 신상공개심의위원회를 열고 특정강력범죄 피의자인 강 씨의 이름과 얼굴을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권기범 기자 kak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