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도쿄 패럴림픽에 출전한 양궁 여자 국가대표 조장문(55·광주시청)은 3년 전 남편 김진환 씨를 먼저 하늘나라로 떠나보냈다.
소아마비로 오른발이 불편한 조장문이 2012년 선수생활을 시작할 때부터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 준 남편이었다. 남편은 2018년 3월 간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서울에서 치료 방법을 찾았지만 더 이상 손을 쓸 수 없고, 수술도 의미가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김 씨 선택으로 2017년 12월 전남 화순군 전남대 병원에서 수술을 받았지만 석 달 뒤 가족을 남겨준 채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김씨는 “여보, 고맙고 미안하다. 못난 남편을 살리려고 했는데 평생 함께 하지 못해 미안하다. 도쿄 패럴림픽도 함께 할 수 없구나. 정말 미안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못난 나를 만나서 아들과 딸 잘 키우고, 열심히 살아줘서 고맙다. 여보, 너무 슬퍼하지 마. 장성한 두 아들이 있고, 예쁜 딸도 있잖아. 힘든 일은 큰 아들과 상의하고”라고 썼다.
다이어리에는 아내뿐 아니라 일가친척에게 쓴 편지도 있었는데 모두 ‘부인을 잘 부탁한다’는 내용이었다. ‘영원한 내 편’이었던 남편을 잃었다는 허전함, 마지막 순간까지 자신과 자식들을 위해 마음 썼을 남편의 모습이 그려졌다.
조장문은 “항상 국내 경기 때 함께 했던 당신의 힘으로 2019년 네덜란드(세계선수권대회)에서 쿼터(출전권)를 획득해 당신이 걱정하고 원하던 도쿄 패럴림픽에 왔어요. 남편 빈자리가 너무 크고, 힘들 때마다 산소를 찾아 (당신을) 불러보지만 대답이 없어서 눈물만 나오네요”라고 답했다.
이어 “끝까지 함께 하며 내 오른발이 돼주겠다던 약속은 어디로 가버리고, 하늘이 야속하기만 하네요”라며 “하늘에서는 아프지 말고 건강하세요. 남편 덕분으로 아이들과 씩씩하게 살아갈게요. 항상 하늘에서 응원해주세요. 우리 남편 너무 보고 싶네. 사랑해”라고 썼다.
도쿄=황규인기자 kini@donga.com·패럴림픽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