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는 2015년 1월 31일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열린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 집행위원회에서 배드민턴과 함께 도쿄 패럴림픽 정식종목에 채택됐다.
조정원 세계태권도연맹(WT) 총재는 당시 “WT의 꿈이 이뤄진 것일 뿐 아니라 전세계 장애인태권도 선수들의 꿈이 이뤄진 것”이라고 각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쿠다다디
세계 챔피언 4회, 유럽 챔피언 4회에 빛나는 ‘레전드’ 리사 게싱(43·덴마크)은 여자 58㎏급에서 초대 패럴림픽 챔피언을 노린다. 게싱은 “6년 반은 선수에게 결코 짧지 않은 세월이다. 모든 선수들이 패럴림픽의 목표 하나로 아주 오랜 기간을 달려왔다”며 기대감을 전했다.
한국에서는 주정훈(27·SK에코플랜트·세계 12위)이 3일 오전 10시 반 남자 75kg급에서 첫 경기에 나선다. 상대는 세계 5위 마고메드자기르 이살디비로프(30·러시아패럴림픽위원)다. 주정훈은 ‘태권도 종주국’ 한국 최초 패럴림피언이자 이 대회 유일한 출전선수다.
패럴림픽 태권도가 6년 반 기다림 끝에 도쿄에서 첫 발을 떼는 의미 있는 자리에 ‘종주국’ 선수가 단 1명뿐이며, 여성 선수는 전무하다는 사실은 아쉽다. 터키는 남녀 6체급에 6명이 모두 출전권을 따냈다. 러시아에서는 남자 3명, 여자 1명, 아제르바이잔에서는 남녀 각 2명 등 총 4명이 이 대회에 출전했다. 주최국 일본도 남자 2명, 여자 1명 등 총 3명이 나선다.
이에 대해 국내 태권도계가 패럴림픽 정식 종목 채택에만 신경 썼을 뿐 국내 장애인 태권도 저변 확대나 선수 발굴에는 무심했던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대한장애인태권도협회는 “다른 나라보다 예산 지원이 늦어졌고 선수들 랭킹 포인트도 낮다. 3년 후 파리 패럴림픽을 앞두고 기초 종목 육성사업을 통해 적극적으로 선수를 발굴하겠다. 주정훈 이외에도 1, 2명을 더 출전시킬 계획”이라고 해명했다.
도쿄 패럴림픽 태권도 금메달은 ▽남자 △61㎏ △75㎏ △75㎏초과급 ▽여자 △49㎏ △58㎏ △58㎏초과급 등 6개다. 양쪽 팔 모두 팔꿈치 아래 장애가 있는 K43과 한쪽 팔 또는 다리 기능에 제약이 있는 K44 등급을 통합해 진행한다.
태권도를 전파한 200여 개국 중 현재 장애인 태권도 프로그램을 시행중인 나라는 80여 개 국. 도쿄 대회에는 남자 27개국 36명, 여자 26개국 35명이 출전한다.
채점방식도 다르다. 예를 들어 뒤차기의 경우 비장애인 올림픽에선 4점이지만 패럴림픽에선 3점이다. 올림픽에선 16강 이후 패한 선수만 패자부활전에 나갈 수 있짐나 패럴림픽에서는 모든 선수가 패자부활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도쿄=황규인 기자 kini@donga.com·패럴림픽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