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에서 철군을 완료한 가운데, 미국인들 과반 이상은 아프간 철군 자체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테러조직 이슬람국가 호라산(IS-K) 자살폭탄 테러로 미군 13명이 사망하는 등 혼란스러운 철수 과정에 대해선 비판적인 시각이 매우 강한 것으로 조사됐다.
1일 미국의 정치전문매체 ‘더힐(The Hill)’에 따르면, 폴리티코-모닝컨설트가 지난달 28일부터 30일까지 등록 유권자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오차범위 ±2%포인트)에서 응답자의 61%가 나라가 잘못된 길로 가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은 47%로, 해당 조사에서 최저치를 기록했다. 49%는 바이든 대통령의 직무 수행에 대해 지지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의 아프간 정책 수행에 대해선 응답자의 61%가 ‘다소 반대한다’거나 ‘강력히 반대한다’고 답했다. 반면 바이든 대통령이 아프간 상황을 다루는 방식에 대해 강력히 또는 다소 찬성한다는 응답은 30%에 그쳤다.
미군이 아프간 철군을 완료했다는 바이든 대통령의 발표를 앞두고 실시한 이번 여론조사에선 72%가 철군이 잘 진행되고 있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단지 22%만이 ‘매우’ 또는 ‘어느 정도 잘’ 진행되고 있다고 답했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의 전반적인 직무 수행에 대한 비판에도 불구하고 아프간에서의 ‘20년 전쟁’을 종식시키기 위해 미군을 철수하기로 한 바이든 대통령의 결정에 대해선 호의적인 시각을 가질 가능성이 더 높았다고 더힐은 전했다.
또 다른 미국의 여론조사 기관인 퓨리서치센터가 아프간 철군 완료 전인 지난달 23일부터 29일까지 미국 성인 1만34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오차범위 ± 1.6%P), 미국 성인의 54%가 아프간 철군 결정이 올바른 결정이라고 답변했다. 반면 ‘잘못된 조치’라는 답변은 42%에 그쳤다.
그러나 미국 국민의 69%는 미국이 아프간에서의 목표 달성에 대부분 실패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조 바이든 행정부가 이번 위기를 훌륭하게 또는 잘 대처했다고 답한 비율은 26%에 불과했다.
민주당원 중 70%가 아프간 주둔 미군 철수를 지지한다고 답한 반면, 공화당원 64%는 잘못된 결정이라고 답변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8월31일) 오후 백악관에서 가진 연설을 통해 지금이 미국의 가장 긴 전쟁을 끝낼 때라며 자신의 아프간 완전 철군 결정에 대해 비판하는 주장들을 반박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카불 공항 인근에서 벌어진 IS-K의 자살폭탄 테러로 미군 13명이 사망하면서 철수 방식에 대한 광범위한 비판에 직면했다.
(워싱턴=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