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고위직 여성 경찰을 무자비하게 폭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 카불 장악 후 기자회견에서 여성 인권을 존중하겠다고 밝혔던 것과는 정반대되는 행보다. 이 여성 경찰은 현재 탈레반으로부터 도주 중이다.
뉴욕포스트와 이스트투웨스트 등 외신은 1일(현지시간) 아프간 경찰 수사부 차장 줄라프로즈 에브테카르의 사례를 보도했다.
에브테카르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탈레반으로부터 잔인하게 구타당한 후 목숨을 걸고 싸우고 있다고 밝혔다.
에브테카르에 따르면 이들 가족은 미국 관계자가 주둔하는 난민 캠프를 찾았다. 그리고 도움을 요청했다.
에브테카르는 카불에 머무는 것이 안전하지 않다고 설명하고 신분증, 여권, 경찰 증명서를 보였다. 그러자 미국 관계자는 어디로 가고 싶은지 물었고, 그는 “어디든 우리가 살아남을 안전한 나라로 가고 싶다”고 답했다.
하지만 미국 관계자들은 에브테카르 가족을 붐비는 거리로 안내하고 총을 겨눈 뒤 떠나라고 했다고 외신은 보도했다.
에브테카르는 “그 순간, 저는 더 이상 살고 싶지 않았다”며 “사람들에게 남은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아프간에 머무는 것은 안전하지 않다”고 말했다.
나중에 그가 집에 갔을 때, 에브테카르의 어머니는 그가 외출했을 때 탈레반이 찾아왔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에브테카르는 탈레반을 피하기 위해 이사까지 했다.
또 에브테카르는 그가 공항에 다시 가려고 했을 때 탈레반 대원들이 자신을 폭행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들의 모든 말에는 주먹이 따랐다. 다시 맞았을 때는 일어날 수 없었고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들은 주먹, 군화, 무기, 심지어 돌로 나를 때렸다”고 밝혔다.
뉴욕포스트는 미국 중부 사령부에 에브테카르 사연 관련 답변을 요청했다고 했다. 그러나 이들 보도에 미군 측의 직접적인 답변은 담기지 않았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