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호텔에 들어서서, 나가는 순간까지 접하는 모든 모습은 호텔 업무의 단편적인 모습이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접하는 부분은 프런트 업무와 하우스키핑 등이 포함된 객실팀, 그리고 식사를 담당하는 식음료와 조리팀 정도인데, 보이지 않는 부분에 기획과 인사, 재경, 구매 등을 맡는 지원팀과 세일즈 및 마케팅, 홍보팀, 시설팀 등을 포함한 다양한 부서가 있다. 호텔마다 조직 및 구성은 다르지만, 어떤 호텔이든 우리가 보는 것보다 훨씬 복잡하고, 많은 일이 정교하고 일사불란하게 이뤄지고 있다.
그렇다 보니 직원 간의 소통 방식과 대화의 효율성은 고객 서비스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우리가 호텔 프런트에 연락해 특정한 주문을 요청하고 이뤄지는 과정도, 여러 부서가 정확하고 신속하게 소통해야만 가능한 일이다. 호텔업계에서 협업 툴을 도입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협업 툴은 업무를 위한 의사소통에 초점을 맞춘 소프트웨어로, 개인용 메신저보다 효과적으로 의사를 전달하고 확인하는 데 쓰인다. 과거에는 IT기업을 중심으로 활용돼 왔지만, 소통의 유용함이 널리 알려지며 소통의 디지털화가 필요한 다양한 분야로 적용 대상이 넓어지고 있다. 24시간 고객의 부름에 대기하는 호텔 업계의 협업 툴 도입이 자연스러운 이유다.
에이든 바이 베스트웨스턴, 협업 툴 잔디로 ‘빠른 소통’
에이든 바이 베스트웨스턴 청담 전경 사진. 출처=에이든 바이 베스트웨스턴 청담
에이든 바이 베스트웨스턴 청담(이하 에이든 바이 베스트웨스턴)은 전 세계 4,200여 개 호텔을 가지고 있는 베스트웨스턴 호텔 앤 리조트 그룹에서 2018년 선보인 라이프스타일 부티크 호텔이다. 에이든 바이 베스트웨스턴은 온라인 아카이브 및 아트마켓 플랫폼 K-ARTIST를 통해 소개된 작가들의 개인전 및 기획전을 운영하는 ‘A gallery’, 아트와 외식, 엔터테인먼트를 결합한 콘셉트의 ‘A lounge’ 등 예술에 특화된 공간을 운영하고 있으며, 주방 가구 및 스마트오피스 전문 업체 넵스(nefs)에서 호텔을 소유하고 직접 운영하고 있다.
힐튼, 쉐라톤 팔래스, 임피리얼 팰리스 등 17년 이상 국내외 호텔의 세일즈 마케팅 부서를 거쳐온 이건섭 팀장을 만나 에이든 바이 베스트웨스턴의 협업 툴 도입 사례를 직접 들어봤다. 이 팀장은 2019년에 에이든 바이 베스트웨스턴에 합류해 현재는 세일즈 마케팅팀을 이끌고 있는데, 호텔의 일하는 방식과 운영되는 생태계에 대해 물어봤다.
에이든 바이 베스트웨스턴 세일즈마케팅 이건섭 팀장. 출처=IT동아
이 팀장은 “많은 분들이 호텔에서 근무하는 호텔리어는 프런트나 컨시어지, 벨맨, 도어맨 등을 많이 연상하고, 실제로 일반 고객과의 접점이 많이 이뤄지는 부서가 부각되는 경향이 있다”라며 설명을 시작했다. 이어서 그는 “하지만 호텔에는 고객과의 관계부터 편의를 실현하기 위한 다양한 부서가 있고, 세일즈 마케팅팀 역시 그중 하나다. 세일즈 마케팅 부서는 손님들이 네이버 호텔이나 아고다, 익스피디아 등과 온라인 여행사에서의 홍보 혹은 숙박 및 컨시어지 서비스가 정기적으로 필요한 기업과 사전 계약을 체결하는 등의 업무를 추진하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이전까지의 에이든 바이 베스트웨스턴은 카카오톡의 그룹 채팅을 활용해 소통하는 게 기본이었지만, 지금은 협업 툴 잔디를 도입해 업무 효율의 디지털화를 이뤄내고 있다. 협업 툴 잔디를 이용하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 이 팀장은 “호텔의 시스템은 동시다발적이며, 유기적으로 돌아간다. 그래서 일련의 사건이 발생했을 때 부서가 협업하는 사례가 많고, 사항의 중함에 따라서는 실시간으로 대응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라면서, “그렇다 보니 조직 간의 원활한 의사소통을 체계화할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생각을 하게 됐고, 그래서 도입한 게 토스랩의 잔디” 라고 답했다.
잔디를 활용해 소통하고 있는 이건섭 팀장. 출처=IT동아
이 팀장이 생각하는 잔디의 장점은 무엇일까. 이 팀장은 “카카오톡을 활용할 당시에는 많은 지시와 업무가 단체방을 통해 진행돼 혼선이 있었고, 하나의 대화 흐름으로 업무를 공유하다 보니 제약이 있었다”라면서, “잔디는 공적인 업무와 사적인 대화가 주제별로 분리되고, 시급한 업무 지시부터 중요 공지 등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세부적으로 준비돼 있어 활용도가 높다”라고 답했다.
아울러 “연속된 소통 측면에서도 중요하다. 아침 근무조가 야간에 일어났던 일이나 고객 컴플레인 등을 이해해야 하는데, 잔디는 중간에 다른 인력이 합류해도 이전 대화 내용을 볼 수 있어서 인수인계도 빠르다. 다른 부서에서 일어나는 일도 이런 식으로 확인할 수 있음으로 전 직원들이 업무를 공유받고 일을 시작하는 데 훨씬 효율적이다.
잔디, 온라인 넘어 오프라인 협업 사례에도 도전
최근 토스랩은 엘앤티렉서스와 함께 ES300h를 시승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출처=IT동아
한편, 잔디를 서비스하는 토스랩과 렉서스 공식 판매사 엘앤티렉서스가 함께 진행한 렉서스 ES300h 시승기에 관한 간단한 질문도 곁들였다. 최근 토스랩과 엘엔티렉서스가 함께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를 넘어 협력하는 사례를 만들기 위해 렉서스 ES300h 시승 기회를 제공했는데, 여기에 에이든 바이 베스트웨스턴이 선정돼 한 달간 시승에 참여했다. 참여한 계기에 대해 이 팀장은 “기존에 VIP 손님 및 고객 접대용으로 활용하고 있는 차량을 새롭게 대체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는데, 때마침 잔디와 엘엔티렉서스가 ES300h를 시승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한 달간 차량을 이용할 수 있었다”라고 답했다.
이번 시승 경험이 조금 특별할 수 있던 것은 에이든 바이 베스트웨스턴 청담 호텔의 고객에게도 편안한 경험을 제공할 수 있었던 것이다. 한 사례로 그는 “호텔 주요 고객사에는 안과와 성형외과가 있다. 기존에는 수술 후 카니발 차량으로 호텔과 병원에서 고객을 모시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한 달간 렉서스를 활용해 손님을 모시게 됐다”라면서, “그중 한 분이 백내장 안대를 착용한 상태에서 탑승한 차량이 렉서스임을 아시던데, 눈을 감고 엔진 소리만 들어도 알겠다는 말을 하셨다”고 말했다.
엘엔티렉서스와 잔디로 소통한 점 역시 긍정적이라 답했다. 그는 “신차를 접하다 보니 궁금한 부분이 많았고, 차량 운행 기록이나 상태 등도 전달해야 했다. 다행히 엘엔티렉서스 측도 잔디를 활용하고 있어서 외부 조직이지만 내부 관계자처럼 대화를 개설해 질문하고 대답을 받을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잔디처럼 외부 기관과의 대화를 지원하는 협업 툴을 활용하면, 서로 다른 조직이더라도 빠르게 소통할 수 있고 내부와의 연계도 쉽게 이뤄진다. 엘엔티렉서스와 에이든 바이 베스트웨스턴처럼 분야가 다른 조직도 어떻게 연계하느냐에 따라 정확하고 신속하게 소통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협업 툴, 서비스업에 효과적인 응용 가능해
이건섭 팀장은 서비스업에서 협업 툴의 가능성이 크다는 뜻을 밝혔다. 출처=IT동아
마지막으로 이건섭 팀장은 협업 툴을 도입하지 않은 동종 업계에 대한 말도 빼놓지 않았다. 이 팀장은 “아직 잔디라는 협업 툴이 호텔 업계에서는 생소할 수 있다. 하지만 특급 호텔처럼 다양한 부대 시설과 업장을 갖추고, 직원 수와 업무 분야가 많은 호텔일수록 잔디와 같은 협업 툴 도입이 추천된다”라면서, “잔디의 경우 호텔 행사를 진행하거나, 고객의 성향을 실시간으로 듣고 공유하는 데 효과적인데, 신속하게 행동하는 부서일수록 더 빠르게 소통하는 창구가 되므로 적극 권장한다”라며 대화를 마무리했다.
호텔 업계에서의 협업 툴 잔디의 도입은 협업 툴에 대한 방향성과 활용도가 변하고 있다는 증거다. 여전히 업무용 메신저는 IT기업 혹은 스타트업 등에서 활용한다는 인식이 있지만, 잔디와 같은 협업 툴은 많은 구성원이 공동의 주제를 가지고 일사불란하게 협업하는 모든 분야에서 소통의 창구로 쓰일 수 있다. 어떤 분야에서 어떻게 협업 툴을 활용하고 있을까를 고려할 게 아니라, 우리 분야에서 협업 툴을 더욱 효과적으로 적용하는 방법을 고민하는 시대가 됐다. 소통의 중요성이 백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만큼, 협업 툴의 중요성도 갈수록 부각될 수 밖에 없다.
동아닷컴 IT전문 남시현 기자(shn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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