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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특산물 ‘미나리’의 향긋한 변신…막걸리-빵-만두로 상품화

입력 | 2021-09-03 03:00:00

年 2000t…국내 생산량의 40% 재배
市, 미나리 활용한 ‘가공식품’ 개발
초콜릿-젤리-엿 등도 선보일 계획
“지역 대표 관광식품으로 만들 것”




제주 감귤 초콜릿과 천안 호두과자는 지역 농산물로 만든 가공식품이다. 제주도와 천안을 찾은 관광객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사서 먹어봤을 정도로 대표적인 관광식품으로 꼽힌다. 전북 전주에서도 특산물인 미나리를 활용한 가공식품이 잇따라 출시돼 눈길을 끈다.

미나리는 강력한 해독 작용으로 숙취 해소에 도움을 준다. 비타민 A, B1, B2, C와 무기질이 풍부한 대표적 알칼리성 식품으로 미세먼지나 산성화된 몸을 정화시키는 데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주에서는 연간 2200t의 미나리가 재배된다. 국내 생산량의 30∼40%다. 미나리는 지역의 대표 농산물이면서 맛의 고장 전주를 대표하는 ‘10미(味)’ 가운데서도 단연 으뜸으로 꼽힌다. 전주시가 2020년부터 미나리를 활용한 가공식품 개발에 많은 공을 들이는 이유다.

전주시는 농업기술센터를 중심으로 미나리를 활용한 가공식품 제조법을 개발해 업체에 기술을 이전하거나 즙, 분말, 미나리 원형을 제공해 기업들이 소비자 기호에 맞는 제품을 만드는 과정을 돕고 있다.

미나리를 넣어 만든 빵과 만두. 전주시 제공

이런 과정을 거쳐 현재까지 만두와 빵, 막걸리 등 3종류의 가공식품을 선보였다. 빵은 카스텔라부터 바게트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농업기술센터가 제조법을 개발해 전주시내 동네 빵집에 방법을 이전했고, 만두와 막걸리는 원재료를 공급받은 업체들이 직접 개발 과정을 거쳐 소비자들에게 팔고 있다.

올 5월 출시된 미나리를 넣은 만두와 딤섬은 월 3000만 원의 매출을 올릴 정도로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제조법을 이전받은 동네 빵집들이 7월부터 팔고 있는 카스텔라와 바게트 등도 손님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전주시는 농업기술센터를 중심으로 미나리를 활용한 가공식품 제조법을 개발해 업체에 기술을 이전하거나 즙, 분말, 미나리 원형을 제공해 기업들이 소비자기호에 맞는 제품을 만들도록 돕고 있다. 미나리 즙을 넣어 만든 미나리 막걸리. 전주시 제공

지난달 출시한 미나리 막걸리는 전주의 막걸리 전문점들을 통해 본격적으로 시중에 유통되기 시작했다. 황산화 물질인 베타카로틴 성분이 대량 함유돼 있고, 철분, 칼슘, 단백질 등 유효 성분도 들어 있다.

인공 감미료를 넣지 않아 술을 마신 뒤 나타나는 속 쓰림 등 부작용이 적고 트림 유발 현상도 거의 없어 초기지만 젊은 세대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는 게 전주시의 설명이다.

전주시는 이 밖에도 올 하반기 미나리를 넣은 초콜릿과 젤리, 강정, 엿 등을 출시할 예정이다. 전주시는 미나리를 활용해 만든 가공식품을 전주를 대표하는 관광 상품으로 키울 계획이다.

그 일환으로 10일 전주의 대표 관광지인 한옥마을에 농산물을 이용한 가공식품 홍보관을 여는데, 이들 제품에 대한 시식회 등을 진행해 관광객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김용태 전주시 먹거리정책과장은 “전주는 대표 농산물로 만든 가공식품이 없어 비빔밥과 초코파이가 그 자리를 대신해 왔다”며 “지역을 대표하는 농산물인 미나리를 활용한 가공식품이 전주의 맛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