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출전… 경기는 졌지만 ‘영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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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지요다혼 이사코바(우즈베키스탄)를 상대로 2020 도쿄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태권도 여자 49kg급 경기를 치르고 있는 아프가니스탄 태권도 대표 자키아 쿠다다디(오른쪽). 지바=패럴림픽사진공동취재단
“나는 이렇게 웃으며 무대 위 주인공 됐지. (나를 괴롭히던) 너는 저 멀리서 나를 지켜봐.”
아프가니스탄 태권도 대표 자키아 쿠다다디(23)는 말 그대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깜깜한 경기장에 들어섰다. 홀에는 미국 록 밴드 ‘이매진 드래건스’가 부른 ‘선더’가 울려 퍼지고 있었다. 노래 가사처럼 쿠다다디는 이 경기뿐 아니라 2020 도쿄 패럴림픽의 주인공이 된 듯했다.
2일 오전 10시 일본 지바현 마쿠하리 메세홀 B에서는 패럴림픽 역사상 첫 번째 태권도 경기가 열렸다. 이번 대회에서 처음 정식종목이 된 태권도의 첫날 첫 경기에 바로 쿠다다디가 나섰다. 이날 쿠다다디는 여자 49kg급 16강전 상대인 지요다혼 이사코바(23·우즈베키스탄)보다 먼저 소개됐다.
발차기로 먼저 첫 포인트를 따낸 쿠다다디는 1회전을 5-6으로 마치며 접전을 펼쳤으나 3회전 승부 끝에 12-17로 패했다. 쿠다다디는 패자부활전에서도 빅토리야 마르추크(31·우크라이나)에게 34-48로 패하면서 대회를 마무리했다. 쿠다다디는 왼팔에 선천적인 장애가 있다. 그는 승패와 관계없이 이날 마침내 그 꿈을 이뤘다.
도쿄=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패럴림픽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