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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인접국 잇달아 국경 봉쇄, 수만 아프간인 발만 동동

입력 | 2021-09-03 07:55:00

아프간 위치도 - 구글 갈무리


파키스탄, 이란 등 아프가니스탄 인접국이 난민 유입을 막기 위해 잇달아 국경을 봉쇄함에 따라 수만 명의 아프간인들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고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카불 공항은 이미 폐쇄된 상태다. 탈레반은 인근 국가인 카타르에 협조를 요청, 공항재개를 서두르고 있으나 빠른 시일 내에 정상가동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수만명의 아프간인들이 육로를 이용해 아프간을 떠나려 하고 있으나 파키스탄, 이란 등 인접국들이 속속 국경을 봉쇄하고 있는 것.

1979년 소련의 침공을 시작으로 40년이 넘는 아프가니스탄의 혼란으로 가장 난민이 많이 유입된 나라는 파키스탄이다. 이미 파키스탄에는 수백만 명의 아프간 난민이 있다. 이에 따라 파키스탄은 추가 수용에 난색을 표시하고 있다.

파키스탄뿐만 아니라 이란은 물론 기타 중앙아시아 이슬람 국가들도 아프간 난민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

유엔은 올해에만 50만 명 이상의 아프간인들이 탈레반과 정부군의 전투를 피해 이미 아프간을 떠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유엔은 앞으로도 난민행렬이 줄을 이을 것이라며 인접 국가는 물론 유럽에 국경을 개방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주변국은 물론 유럽도 거부하고 있다. 특히 유럽은 2015년 시리아 난민 유입 이후 반이민 정서가 주요 정치적 이슈가 되고 있다.

유럽 내무장관들은 이번 주 회의에서 “대규모 이주를 원하지 않으며 필요한 사람들이 인근 나라에서 정착할 수 있도록 아프간 주변국에 대한 지원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그동안 아프간 난민이 가장 많이 둥지를 틀었던 파키스탄은 골치를 앓고 있다. 파키스탄은 등록된 아프간 난민만 140만 명이다. 실제는 3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파키스탄은 “이제는 충분하다”며 국경 열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아심 아마드 파키스탄 외무부 대변인은 “우리는 현재 아프간 난민이 가장 많은 나라다”며 “우리는 할만큼 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밀입국이 성행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올해 23세의 카불대학교 학생은 밀입국 업자에게 이란으로 건너가기 위해 두당 200달러를 지불했다.

일행은 이란 국경을 넘을 때 국경수비대와 마주쳐 죽을 고비를 넘겼다. 이란 국경수비대는 총을 쏘며 밀입국자를 추격했으나 그는 다행히 그들의 추격을 피했다. 그는 6일 동안 걸어서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 도착했다.

“저는 카불대학교에서 꿈을 꾸는 학생이었습니다. 이제 저는 테헤란에 있는 아프간 노동자로 밖에 살 수 없고, 진정한 인간으로 간주될 수도 없습니다”라며 한탄했다. 그는 “그래도 나는 아프간을 빠져 나와 다행”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