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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구했던 아프간 통역관 “배신감 들어…제발 날 잊지 마세요”

입력 | 2021-09-03 11:44:00


과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구했던 아프가니스탄 통역관이 자신과 가족이 아프간에서 빠져나갈 수 있도록 해 달라며 백악관에 거듭 도움을 요청했다.

2일(현지시간) 더힐에 따르면 아프간에서 탈출하지 못한 통역관 무함마드(가명)는 이날 ‘폭스 앤드 프렌즈’ 전화 인터뷰를 통해 “탈레반이 나를 찾아내면 죽일 것이다. 그것은 매우 쉬운 일”이라며 구출해 줄 것을 요청했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을 향해 “나와 내 가족을 잊지 말아 달라”며 “현재 아프간은 매우 힘들고 끔찍한 상황이다. 여기에서 탈출구는 없다”고 호소했다.

미국의 대피 작전에 배신감을 느꼈다고도 인정했다.

그는 “그들은 나와 내 가족을 떠났다”며 “매우 위험한 상황이라 너무 두렵다”고 호소했다.

무함마드는 바이든 대통령이 상원의원 시절이던 지난 2008년 바그람 공군기지에서 파견된 팀의 일원이었다. 당시 바이든을 비롯해 존 케리·척 헤이글 상원의원이 아프간 산악 지역에서 눈보라를 만나 헬리콥터를 비상 착륙했는데 그들을 수색해 구해내는데 일조했다.

그는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에서도 바이든 대통령에게 구출해 달라고 도움을 청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미국의 특별이민비자(SIV) 신청이 행정적 절차 문제로 지연돼 아프간을 탈출하지 못했다. 아프간 수도 카불이 탈레반에 함락됐을 때 그와 가족은 카불 공항으로 가려고 했지만 미군으로부터 검문소 밖에 통과하지 못할 것이란 통보를 들었다고 했다.

다만 미국을 도왔던 것에 대해선 후회하지 않는다고 했다.

백악관은 그를 구해낼 것이라고 약속했다.

론 클레인 백악관 비서실장은 최근 “절차적 문제를 깨고 무함마드를 찾아 아프간에서 구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클레인 실장은 “보도에서 그가 절차적 문제로 SIV를 받지 못했다고 봤다.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며 “우린 형식적인 절차를 생략하고 그를 찾아내 구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도 정례 브리핑에서 “그가 한 일을 존중한다. 그를 구출할 것”이라며 “20년 간 미국에 협조해 준 그의 노고에 감사하며 절대 잊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아프간 시간으로 31일 오전 0시 미군 철수를 완료하고 마지막 대피 임무를 마무리지었다. 지난달 중순 이후 17일 간 12만3000명을 대피시켰는데 철수 시한 한계로 여전히 도움을 기다리는 아프간인들이 현지에 많이 남아 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