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민의힘 대통령선거 후보 경선에서 ‘역선택 방지 조항’ 도입 여부를 두고 당내 대선 주자들 간의 충돌이 격화되고 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최재형 전 감사원장 등은 국민여론조사 때 역선택이 가능하도록 두면 여권 지지자들이 의도적으로 ‘쉬운 경쟁 상대’를 택할 우려가 있다며 도입을 주장하고 있고, 홍준표, 유승민, 하태경 의원 등은 이를 반대하고 있다.
윤 전 총장 캠프 상활실장 장제원 의원은 3일 KBS 라디오에서 “최근 한길리서치 여론조사를 보면 정권 유지를 하는 게 좋다는 응답자의 57.2%가, 정권 교체에 찬성하는 33%만이 홍준표 후보를 지지했다”고 말했다.
황교안 전 대표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경선 룰’ 결정, 선수가 심판을 흔들어서는 안 된다. 대선후보경선에서 ‘역선택 방지조치’ 논란이 점입가경이다. ‘우려’는 ‘논란’이, ‘논란’은 ‘갈등’이 됐고, ‘갈등’은 정권교체에 대한 ‘불안’을 낳고 있다. 더 이상 논란을 확대 재생산하는 것은 정권교체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적었다.
또 “정홍원 선관위와 지도부를 더 이상 흔들지 마시기 바란다. 선수가 심판을 쥐고 흔들려 한다면, 그 게임은 관객의 호응을 유도할 수 없다. ‘부정선거’에 능한 상대 여당이 이를 어떻게 활용할지 걱정이 크다. 이제 공개적 논의를 줄이고 심판인 정홍원 선관위에 전적으로 맡겨야 한다”며 역선택 방지 조항 도입에 찬성하는 입장을 내놨다.
반면 홍 의원 캠프 여명 대변인은 BBS 라디오에서 “장 의원이 민주당 지지를 받는 후보가 대선 후보가 돼서는 안 된다고 이야기까지 하던데, (홍 의원에) 쫓기고 있는 (윤 전 총장) 캠프의 불안한 심리를 반영하는 발언”이라며 “역선택은 가능하지도 않고, 또 경선에 역선택 방지 조항이라는 이름으로 특정 후보를 위한 룰이 만들어지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 의원 역시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진보에는 노무현이 있었다면 보수에는 홍준표가 있다. 2002년 노무현 후보처럼 국회의원들이 곁에 없어도 뚜벅뚜벅 내 길을 간다. 당원과 국민만 보고 오늘도 묵묵히 내 길을 간다. 60대 이상과 TK만 평정되면 경선은 끝난다”고 주장했다.
또 “지난번에 학예회 같은 비전 발표회를 한다고 토론회를 안 한다고 했지 않나. 12일까지는 토론회를 할 시간이 충분하다. 무슨 경선을 이런 식으로 하느냐”고 덧붙였다.
송치훈 동아닷컴 기자 sch5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