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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40.5세…왜 패럴림픽 한국 선수들은 나이가 많을까

입력 | 2021-09-03 17:04:00

패럴림픽공동취재단


“제가 한국 나이로 서른 아홉입니다. 우리가 이번 휠체어농구 대표팀 가운데 나이가 제일 많을 겁니다. 한국도 10대 선수들이 휠체어농구를 접했으면 좋겠습니다.”

한국 남자 휠체어농구 대표팀 조승현(38·춘천시장애인체육회)은 2020 도쿄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을 10위로 마감한 뒤 이렇게 말했다. 실제로 이번 대회 때 남자 휠체어농구에 출전한 12개국 가운데 한국(37.1세)은 평균 나이가 가장 많은 팀이었다.

나이 많은 선수가 많다 보니 한국 대표팀은 경기 후반이 되면 눈에 띌 정도로 체력이 떨어지는 일이 흔했다. 그 때문에 시소게임으로 진행되던 경기가 갑자기 상대팀 쪽으로 넘어가곤 했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한국 대표팀이 ‘졌지만 잘 싸웠다’를 반복할 수밖에 없던 이유다.

그나마 휠체어농구는 사정이 나은 편이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한국 선수 85명의 평균 나이는 40.5세였다. 이번 대회에 선수를 15명 넘게 보낸 나라 중 평균 나이가 가장 많은 나라가 바로 한국이었다. 개최국 일본은 평균 33.2세, 중국은 29.7세였으니 인종적인 이유 때문이라고 하기도 어렵다.

원래 장애인 스포츠는 성인이 되어 장애를 얻은 선수가 참가하는 일도 많기 때문에 비장애인 올림픽보다는 출전 선수 나이가 많은 편이다. 이번 패럴림픽 참가 선수도 평균 32.2세로 비장애인 올림픽(27.2세)보다 5살이 많았다. 사정이 그렇다고 해도 한국 선수들은 유독 나이가 많다.

이에 대해 오완석 2020 도쿄 패럴림픽 한국 선수단 부단장(경기도장애인체육회 사무처장)은 ‘통합교육의 역설’을 이유로 꼽았다. 그는 “어릴 때부터 장애인이 비장애인과 같은 학교에서 함께 공부하는 일이 늘어나는 건 아주 아주 바람직한 일”이라면서 “문제는 체육 시간이다. 장애인 체육 전문 인력이 있는 학교가 거의 없다 보니 장애가 있는 학생들이 체육 시간에 소외되고 있다. 그렇다 보니 갈수록 유망주 발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의료 기술 발달로 선척전으로 장애를 가지고 태어나는 이들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 역시 장애인 스포츠 유망주를 찾기 어려운 이유로 분석하기도 한다.

주원홍 선수단장(대한휠체어테니스협회 회장)은 “장애인 스포츠도 결국 돈이 문제다. 장애인 스포츠 선수도 결국 연봉을 조금이라도 많이 주는 실업팀이 있는 종목을 선택하게 마련”이라면서 “이 과정에서 비인기 종목은 계속 선수 수급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전체적으로 장애인 스포츠에 대한 지원 규모를 늘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도쿄=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