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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윤석열 측근 ‘고발 청부’ 논란 철저히 진상 밝혀야

입력 | 2021-09-04 00:00:00


지난해 4월 당시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으로서 윤석열 검찰총장을 보좌했던 손준성 검사(현 대구고검 인권보호관)가 미래통합당 서울 송파갑 국회의원 후보자였던 김웅 현 국민의힘 의원에게 여권 인사들에 대한 형사 고발을 청부했다고 인터넷매체 뉴스버스가 보도했다. 논란의 발단이 된 사건은 윤 전 총장 부인 김건희 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MBC가 보도한 신라젠 취재 관련 사건이다.

이 사건들과 관련해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 등이 윤 전 총장과 김 씨 등의 명예를 훼손하고 선거법을 위반했다는 취지의 고발장을 손 검사가 작성해 김 의원에게 전달했다는 것이 보도의 핵심 내용이다. 만약 사실이라면 검찰권을 사유화(私有化)해 부당하게 행사한 것으로 큰 정치적 파장이 예상된다.

사실 여부를 놓고 여권과 윤 전 총장 측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누가 보더라도 100% 윤 전 총장의 지시에 의해 이뤄진 것”이라며 “국기문란이자 정치 공작”이라고 말했다. 반면 윤 전 총장 측은 국민의힘 측에서 실제로 고발장을 낸 적이 없다는 점을 주요 근거로 ‘가짜 뉴스’라고 주장하고 있다. 윤 전 총장은 “고발을 사주했으면 왜 고발이 되지 않았겠느냐”고 반박했다.

손 검사가 신라젠 사건 관련자의 실명이 담긴 판결문을 김 의원에게 전달했는지도 논란이다. 실명이 적힌 판결문은 당사자와 검사, 판사만 출력할 수 있고 일반인은 접근할 수 없다. 그런데 보도에는 ‘손준성 보냄’이라는 문구 아래 해당 판결문 사진이 첨부된 메신저 화면 캡처본이 포함돼 있다. 이에 대해 윤 전 총장 측은 메신저 화면 조작 가능성을 제기하는 등 주장이 맞서고 있다.

대선을 6개월여 앞두고 대선 주자와 현직 검찰 간부의 연루 의혹이 제기돼 큰 논란이 일고 있는 만큼 먼저 사실 관계를 파악해야 할 필요가 있다. 손 검사가 고발장을 작성하고 관련 자료와 함께 전달했다는 것이 사실인지부터 확인하는 게 순서다. 손 검사는 “기사는 사실이 아니고 아는 바가 없어 해명할 내용도 없다”고 일축했지만 김 의원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말했다. 진상 조사에 나선 법무부와 검찰은 신속하고 철저하게 진상을 밝혀야 한다. 국민의힘에서도 홍준표 유승민 최재형 등 대선 주자들이 윤 전 총장을 향해 진실 규명을 요구했다. 이준석 대표는 “진상 조사와 사실 관계 파악은 신속하게 진행하겠다. 당무 감사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국민의힘도 자체 조사를 통해 의혹의 실체를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